2. 내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

-다시 출근하기까지의 기록-

by 못지

그저 출근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나도 일을 하고 소액이라도 돈을 벌어 아이들 학원비라도 보태고 싶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잘리니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낮아진 자존감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다시 홀서빙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 생각했다.


'다시 치과에서 일해볼까?'


그동안 다시 치과에서 치과위생사로 일한다는 건 상상하지도 않았다. 경력이 너무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4년을 일하고 13년을 쉬었다. 아무도 받아줄 것 같지 않았다. 나라도 경단녀 40대 아줌마보다는 푸릇푸릇한 신입을 쓸 것 같았다.


그러다 용기를 냈다. 아무래도 해본 일이 나을 것 같기도 했고 육아로 몇 년을 쉬었던 친구들이 다시 취업하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렇게 취업사이트를 검색해 보고 몇 군데 이력서를 넣었으나 소식이 없었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도 없었다. 어쩌면 곧 취업할 수 있을 거라던 기대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라졌다.


약 1년 동안 많은 곳에 이력서를 냈다. 간혹 연락온 곳도 있고 면접을 보러 가기도 했지만 모두들 일을 쉰 지 오래된 나를 탐탁지 않아 하는 듯했다. 속상한 마음에 직장을 알아보다가 그만두기를 몇 달.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취업사이트를 뒤적이던 중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에 구인광고가 났다.


올라온 지 몇 시간 안 된 따끈따끈한 일자리였다.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냅다 이력서를 냈다. 직장은 가까운 게 장땡이라는 평소 철학과 맞아떨어져 크게 재고 따져 볼 것도 없었다. 그렇게 기대 없이 도서관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력서를 낸 지 3시간 만에 전화가 왔다.


"이력서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면접 보러 올 수 있나요?"


"네! 오늘 당장 갈게요."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어쩐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실망하더라도 빨리 결과를 보는 게 낫겠다 싶어 오늘 당장 면접을 보겠다고 했다. 2시간 후 면접을 잡았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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