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날의 면접

-다시 출근하기까지의 기록-

by 못지



도서관 자원봉사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 나는 깔끔한 모직 재킷으로 옷을 갈아입고 평소 안 하던 화장도 살짝 찍어 발랐다. 1시에 도서관 봉사활동을 마치는데 2시 전까지 가기로 했던 터라 시간이 빠듯해 밥도 먹지 못했다.


이력서를 뽑아 들고 종종걸음으로 면접을 보러 가 건물 앞에서 숨을 돌렸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치과가 있는 4층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면접 보러 오셨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원장님을 기다리는 몇 분의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사실 이 치과에는 아이들 치료를 위해 몇 번 와본 적이 있어 낯설지 않았지만 이렇게 긴 시간 체류한 적은 없었다. 유치 발치 같은 단순한 처치였기 때문이다.


혹시 원장님이 날 알아보진 않겠지 생각하고 있는데 상담실 문이 열리고 50대 남성이 쑥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슬쩍 봤던 데로 인상이 좋았다. 원장님께선 미리 적어오신 메모를 보며 근무조건과 여러 가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하셨다.


"왜 이렇게 오랜 기간 쉬게 된 거죠?"


결혼과 출산 때문인지 혹시 다른 일 때문인지 경력이 단절된 이유를 궁금해하셨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일을 쉬었고 이제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다시 일을 구하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그리고 면접이 끝나려는 찰나 내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원장님 감사해요."


눈이 휘둥그레져 뭐가 감사하냐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면접 보러 오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껏 꽤 많은 이력서를 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곳이 잘 없었거든요. 워낙 쉰 기간이 오래돼서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면접이라도 볼 수 있어서 감사해서요."


원장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다.


"음, 이런 말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아줌마 직원 좋아해요. 오랜만에 일을 하면 처음 진료는 서툴 수 있지만 확실히 오랜 연륜이 있으니 다른 면에서 장점이 많더라고요. 일은 하면서 다시 감을 잡으면 되고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더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게 되었다.


"사실 여기 애들 진료 보러 온 적이 있어요. 시설도 깔끔하고 원장님 인상도 좋으셔서 애들 좀 더 크면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구인공고 올라왔길래 냉큼 이력서 냈어요."


내가 조심스레 고백하니 원장님이 호탕하게 웃으셨다. 보호자로 내원했을 때 치과를 좋게 봤다는 점이 원장님을 뿌듯하게 한 듯했다. 그렇게 몇 마디를 더 나누다가 원장님이 냉큼 물으셨다.


"언제부터 일할 수 있어요?"


나 취직할 수 있는 건가?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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