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근하기까지의 기록-
그렇게 나는 면접 당일날 취직이 되었다. 나의 간절함이 원장님의 마음에 와닿은 거 같았다.
"감사합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출근 날짜를 확정 짓고 나오는 내 마음은 들떠있었다. 남편부터 시작해 엄마, 동네 친구, 절친, 계모임 친구들에게까지 마구마구 자랑을 했다. 갑작스러운 취직 소식에 다들 깜짝 놀랐다. 특히 아직까지 끈끈하게 연락을 하고 있는 내 첫 직장 동기들은 감탄해 마지않았다.
[와우~!!! 바로? ㅋㅋㅋ]
[언제부터?]
카톡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경단녀가 면접본날 바로 오라는 소리를 들었다니 축하 인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신이 나 몇 분 동안 잔뜩 자랑하고 나니 갑자기 슬슬 걱정이 됐다.
'너무 오랜만인데 나 잘할 수 있을까?'
'또 일 못한다고 잘리는 거 아냐?'
하아. 자랑하고 며칠 만에 잘리면 곤란한데. 갑자기 온 동네방네 떠벌리고 다닌 게 후회가 되었다. 이랬다가 며칠 만에 잘리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나는 그저 잘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하러 가기 전 남은 며칠간의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그냥 빨리 겪어버리고 싶었다. 그럼 막연한 불안감이 사그라들 것 같았다.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는 스타일인데 너무 긴장을 했는지 악몽을 꾸기도 했다. 막 어둠 속을 헤매거나 사고를 쳐서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는 꿈이었다. 자세히 기억나진 않는데 자고 나면 기운이 쭉 빠졌다.
그렇게 원하던 취업이라 의식적으로는 설레는데 나의 무의식은 걱정스러웠나 보다. 막상 출근을 하면 다른 사람을 구했다고 오지 말라고 할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마저 들었다.
'꿈은 반대라니 잘되겠지 뭐!'
자꾸만 떠오르는 불안감을 애써 눌러 담으며 첫 출근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출근날이 밝았다. 새벽에 몇 번이나 자다 깨다를 반복했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홀가분하기도 했다. 어차피 오늘 한번 출근해 보면 어떤지 판가름 날 테니까. 그렇게 나름 비장한 마음으로 출근길을 나섰다.
그 출근길이 앞으로의 내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 그때는 나는 아직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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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근한다는 건, 제게 용기라기보다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선택의 문 앞에 서 계신가요?
망설임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