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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날 작가 Dec 04. 2023

의미 가치가 중요한 시대, 내 일의 의미를 찾았다.

창업 일기 1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예비 트랙에 선정되어 6개월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내가 6개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건 안 돼요.'였다. 어떻게 설명해도 이건 안 되는 일이었다.

​'엄마'라는 타깃 자체가 너무 작고,
그녀들은 자신을 위해 '소비'하지 않고,
출산율만 봐도 이 시장은 가능성이 없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내 아이템은 태생부터 망했다.

이제 막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여자에게,
사회생활을 못 해본 자격지심까지 있는 여자에게,
자꾸 너는 안 된다고 하니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약한 사람은 아닌데 매번 멘토링을 받고 나면 멘털이 산산조각 났다.


멘토링을 받으면서 계속 아이템을 수정했지만 그럼에도 '이 여자들 참 고집스럽다.' 싶게 타깃도 방향도 바뀌지 않았다. 내가 창업을 한 이유와 목적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게 아니라면 굳이 내가 창업이란 걸 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깨지고도 같은 자리를 맴돌았던 이유다.

블라썸원을 시작하고 6개월.

엄마의 커리어 UP을 위한 넥스트 블루머,
노래하고 싶은 엄마들을 위한 씽잉미,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엄마들을 위한 라이팅미.
세 가지 프로젝트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3번의 오프라인 행사, 온맘스테이지를 열었다.

마지막 온맘스테이지는 블라썸원에서 꿈을 꽃피운 엄마들을 위한 무대였다.




그녀들은 그날 입으로, 눈으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나 지금 정말 행복해요.'
'나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요.'
'나 정말 멋지지 않나요?'

​그녀들의 감격한 얼굴과 그녀들을 바라보는 아이와 남편의 표정에서 그동안의 고민이 무색해졌다. ​누가 뭐래도 이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물론 멘토들의 조언은 옳았다. 1년을 고민했고, 6개월을 시도했다. 리더들에게,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남은 돈은 40만 원이었다. 미쳤다고 할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 일을 해야 할까?

블라썸원은 그저 3040 여성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회사가 아니다. 그게 내가 여태 해왔고 잘하는 일이긴 하지만 우리를 그저 출판사나 콘텐츠 회사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일이다.


건강한 엄마들의 문화가 가정을, 사회를

더 나아가 미래를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우리의 생각과 문화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성과는 

우리의 수익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를 통해 꽃 피우는 엄마로부터 보인다.


​엄마 한 사람, 한 사람이 피운 꽃이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었을 때, 비로소 이 회사의 가치가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할 일은 각자의 개성대로 한 송이 한 송이 꽃 피도록 지금처럼 정성을 다하는 일이다.



엄마로만 살다가 나만의 발자국을 남긴 지 4년.

​유명해지고 싶은 걸까.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걸까.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대답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간을 거쳐,
이제야 비로소 내 길의 의미를 찾았다.

고통스럽지만 즐거운 발걸음을 계속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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