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의 꽃이란: 카잔차키스 12

by 빛작

나의 내면에는 많은 어둠이, 많은 부분의 아버지가 존재한다.

이 어둠을 빛으로, 한 방울의 빛으로 바꿔보려고 나는 평생 결사적으로 싸웠다.

그것은 연민이나 휴식도 없는 가혹한 투쟁이었다.


단 한순간이나마 잔혹성이 중단되게 내버려 두었더라면 나는 파멸했으리라.

그리고 어쩌다가 승리를 거두더라도 뒤따르는 고민과 상처는 얼마나 괴로웠던가!


나는 순수하게 태어나지 않았지만 순수해지려고 싸웠다.

나에게는 미덕이 내 본성의 열매가 아니라 투쟁의 열매였다.

신은 그것을 나에게 그냥 주지 않았고,

나는 그것을 칼로 정복하기 위해 고생을 해야만 했다.

나에게는 미덕의 꽃이란 변형된 똥무더기였다.


이런 전쟁은 절대로 끝이 나지 않았다.

나는 지금까지 완전히 패배를 당하지도 않았고,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도 못했다.

나는 끊임없이 투쟁한다.

당장이라도 나는 전체가 파멸할 터이며,

당장이라도 나는 전체가 구원을 받으리라.

아직도 나는 심연 위의 아슬아슬한 다리를 건너는 중이다.


영혼의 자서전, 카잔차키스


벌의 투쟁_ 빛작


벌매가 날아들었다

비행하던 벌은 숨기 바빴다

몇몇은 독침으로 맞서보지만 이길 수가 없었다

큰 새가 벌집으로 달려들었다.

애벌레를 먹어치웠다. 하지만

결사적으로 달려들 만큼 벌은 크지 않았다


검은 털의 천적, 곰이 다가왔다

벌집을 발견하더니 또 달려들었다

번데기를 노렸고 벌집을 쑤셔댔다

날갯짓으로 안간힘을 써서 열을 냈지만

어림도 없다. 말벌에게나 통하는 법이다

하지만 완전한 패배는 아니었다


그 와중에 일벌이 애벌레를 돌보았다

꿀과 꽃가루를 주었다

패배하지 않아서 탈피도 거쳤고

파멸하지 않아서 고치도 지었고

본성적 투쟁으로 성충이 되었다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또다시 나그네가 왔다. 벌매다

벌은 혼자선 약했지만 집단은 강했다

신이 준 미덕이었다

둥지를 정복했고 여왕벌을 지켜냈다

꿀은 투쟁의 열매였다

벌은 끊임없이 투쟁했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와 저의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빛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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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5:00a.m. [자연이 너그러울 때 우리는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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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5:00a.m. [아미엘과 함께 쓰는 일기]

#카잔차키스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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