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자비한 삶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소설 “리틀 라이프”

by 나날

이 소설은 감정 소모가 큰 책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소설의 한 가지 미덕이라면, 이 소설은 우리의 감정을 쥐고 흔들며 타인의 삶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는 여기 나오는 네 친구들의 삶을 때로는 가까이에서, 때로는 타인의 시선과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살아간다.

그중 유독 가슴 아픈 삶도 있다. 그 삶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 우리는 그를 만날 때부터 그의 과거에 무언가 있다는 걸 직감하지만 물어보지 못하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어 내려가며 그 과거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왜 그가 그렇게 고통스러워했는지, 왜 그리 조심스러웠는지 알게 된다.

2025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이 책을 읽었다. 1,2권 합본으로 두꺼운 벽돌책을 경주 여행에 가서도 읽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다른 이야기를 읽을 수 없었다. 그만큼 이야기가 끌어당기는 힘이 강렬했고 그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하다. 도무지 이 이야기를 끝내지 않고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수 없게 만들었다.

주드. 윌럼. 맬컴. 제이비. 이 네 친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들을 지켜보는 주드의 양아버지 해럴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펼쳐내는 이야기에 이토록 끌리는 건, 우리 삶의, 인생의 조금을 진실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삶은 갑자기 주어지고 예측할 수 없고 갑자기 끝나기도 한다. 우리를 사랑하고 서로를 보살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은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다.

이 책은 그걸 알려준다. 이 무자비한 삶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건 바로 그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이 책의 모든 내용과 결말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가며 읽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는 다른 누구의 삶고 쉽게 판단하거나 재단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알게 되었다. 겉으로 성공한 사람도 한평생 일만 하다 죽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도. 각자에게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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