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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Apr 21. 2024

넷플 오리지널은 불편해.

봉양일기2

"글로리? 그거 어디서 하니?"

작년 한창 글로리가 장안의 화제가 되던 무렵

뜻하지 않게 어머니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워낙 영상 콘텐츠에 무심하던 차라 아차 싶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중국 현대 드라마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IPTV에서 해주는 중국 현대 드라마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다른 영상 플랫폼의 소비는 현저히 떨어진다.

유튜브는 물론 넷플릭스도 볼 생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대화를 위해서 대충만 알아둘 뿐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다 치고 부모님이 그렇게 질문을 하니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할까.

내 아이가 어떤 인강을 듣고 싶다고 얘기하거나

유명 학원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들으면 이런 기분일까.

미리 챙겨주지 못했던 미안함?

이런 것이 넘실넘실 밀려왔다.


"아 그건 넷플릭스라는 영상 플랫폼에서 봐야해요. 구독할까?"

당연히 엄마는 손사래를 치며 그럼 됐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게으른 나는,

또 내 필요가 없으므로 아직까지 넷플을 구독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부모가 친구들과 대화에 못 끼일까봐

기가 죽을까?(그럴 리는 없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마음은 가끔 쓰인다.


끊어줘야지(학원 끊는 것도 아니면서)

생각을 했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건 왤케 귀찮은 걸까.

그건 아마도 그만큼 절실하지 않아서일 거다.

음식이나 영양제였다면 또 얘기가 달랐을 거다.


다행히 눈물의 여왕은 tvN에서 해서 안심이다.

국내 프로덕션들이 더 힘을 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넷플 오리지널은, 메가 히트 말고 그냥 히트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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