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이어진 영상 촬영이 끝났다. 마치 산을 절반쯤 넘은 기분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가장 힘든 구간을 지났다는 안도감이 든다.
이 프로젝트는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 정해진 목표도 없었고, 요구하는 사람도 없었다. 다만 덩그러니 방치된 유튜브 채널에 불씨라도 지펴보고 싶어 스스로 시작한 일이다.
늘 예산은 빠듯하고 인력은 부족하다. 제작비가 큰 영상은 계획에서 뒤로 밀리고, 1년에 몇 편 만들기도 어렵다. 유튜브 활성화 전략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내부 인력만으로 기획ㆍ촬영ㆍ편집을 모두 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외부 제작사와 협력하려 해도 예산의 벽에 부딪힌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결과를 내려면 기획 단계부터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에너지와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무엇보다 어려운 건 내부 협조다. 홍보팀은 성과의 주인이 아니기에 원작자의 동의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인터뷰를 기획해도 출연을 거부하면 무산되고,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면 너무 가볍다는 평이 따라오기도 한다. 새로운 시도도 원작자의 컨펌을 거치다 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내 이름이 없는 콘텐츠의 숙명이다.
이번 작업도 처음 기획에서 많이 벗어났다. 수차례 조율과 좌절을 거치며 인기 콘텐츠가 될 거라는 기대는 접었다. 그럼에도 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업로드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는다.
프로는 한계 속에서도 결과를 만든다. 내년에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조금 더 반응을 얻는 방법을 찾아가야겠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