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 팀만의 첫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내년의 일하는 방식을 함께 그려보는 자리였다. 팀을 맡고서 처음으로 기획한 워크숍이었기에 형식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두었다.
서둘러 직무성과서와 PPT, 워크시트지를 준비해 팀원들과 공유했다. 워크시트에는 올해의 일과 나, 우리 팀의 일하는 방식, 내년에 바꾸고 싶은 것들, AI 활용과 학습 아이디어, 나의 성장과 팀에서의 역할 등 다섯 개의 주제를 담았다. 정답보다는 서로의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었다.
누군가는 내게 내년이면 그만 둘 계약직들과 무슨 팀 워크숍을 하냐고 했다. 계약직이면 어떤가. 올해 내 곁에서 함께 일한 팀원들이고 6개월 넘게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온 동료들이라면 함께할 자격은 충분했다. 더욱이 이 회사에서 이런 팀 워크숍을 하는 팀은 아무도 없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우리 팀은 특별했다.
올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제약 속에서도 성장한 1년'이었다.
5월까지 팀원이 없었고 이후에 계약직 1명과 인턴 1명이 합류했다. 셋이서 고군분투하며 '원팀'이 되기 위해 달려왔다. 인력은 줄었지만 성과는 오히려 성장했다. AI를 업무에 도입하며 예산과 인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AI는 말 그대로 우리의 '네 번째 팀원'이었다.
워크숍에서는 1년 동안 배운 점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들을 나누었다. 긴 시간 이어진 릴레이 회의는 힘들면서도 즐거웠다. 서로가 이렇게 깊은 대화를 나눈 건 처음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 내년에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할까?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진지했다.
각자 AI를 업무에 어떻게 활용했는지 시연하며 서로에게 배웠고 또 내년에 배우고 싶은 주제와 성장 방향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결국 팀의 방향을 세우는 것은 나의 몫이겠지만 팀원들의 자율적인 바람이 담긴 이야기였기에 더 단단한 해답을 얻은 기분이었다.
서로의 강점을 짚어주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지난 1년을 타임라인으로 돌아보니 '그래도 꽤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이렇게 깊은 팀 회고를 한 건 처음이었다. 함께 돌아보는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고마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올 한 해가 우리 셋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