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레 명상벙.
이 글은 명상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썼습니다.
명상은 왜 하는 걸까요?
아니, 명상이란 무얼까요?
어쩌면 이 질문은 몇 년 전 저에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명상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명상이라 하면 금욕생활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스님이나 눈을 감고 있는 백발의 노인을 떠올렸습니다. 자세히 알아볼 마음도 없이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인 행동으로 청교도적인 종교단체나 하는 것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명상을 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할 때만큼은 종교가 끼여들 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명상을 하게 된 동기도 ‘진리, 진짜 행복, 온전한 휴식’ 같은 이유도 아닙니다. 저 같은 범부에게 그런 말들은 손으로 휘 저어도 공기를 가르는 것처럼 만져지지 않습니다.
제가 명상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양자역학을 설명할 때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즉,
명상은? = 운명을 바꾸는 힘 = 내 몸과 마음을 관찰하기
그리고 이것을 깨닫게 해준 학문은 금강경이나 도덕경, 성경은 아닌 진화생물학과 양자역학(현대물리학)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질문을 내 안에 던져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백만 번 널뛰는 생각 속에서 답을 구하기 힘든 질문은 잊혀지기 쉽습니다. 혼자 던지기엔 메아리조차 없는 질문이지만, 이 글을 읽는 오늘은 한번 짚고 넘어 가셨으면 합니다. 현생을 사는 나는 무엇인지요.
명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 삶은 그야말로 어쩌다 주어졌구나. ‘나’를 이루는 것들 중 내가 결정한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성별, 이름, 부모, 국가, 시대, 이념, 이것들은 태생적으로 부여된 ‘나’를 이루는 기본 요소입니다. 이것들 중 본인이 직접 선택한 것이 있으신가요?
지금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들은(종이 돈으로 보금자리와 먹거리를 사고, 훈민정음으로 이름을 쓰고, 아라비아 숫자로 돈을 세는 것) 실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벌어졌던 일들의 여파입니다.
즉, 나 몰래 벌어졌던 일들이 내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말하다보니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당연한 사실을 마치 부당한 것처럼 주장한 것 같네요.
이제부터 아주 먼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네안데르탈린, 호모사피엔스 이런 학명을 들어봤을 겁니다. 그보다 훨씬 멀리 최초의 조상에 대해서 상상해보려고 합니다. 생물시간에 배운 것을 떠올리셔야 할 겁니다. 그 조상은 원시 수프에서 건져낸 끈적하고 구조가 단순하며 연약한 단세포와 비슷했을 겁니다. 그때 우리 조상은 생존 전략도 간단했을 겁니다. 먹거나 먹히지 않으려고 발악하거나.
아까 과거가 현생의 삶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었죠? 그렇다면 과거 조상의 습성도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우리의 몸은 과거 조상들이 수억년동안 죽지 않고 달려서 바통을 넘긴 결과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진화라고 합니다. 우리의 몸엔 조상들의 생존을 위한 습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파충류의 공격성과 충동, 포유류의 동요와 불안이 그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과거를 떠올려보세요.
신정부터 시작하기로 한 다이어트를 왜 구정까지 미루는지. 시험이 코앞인데 잘생기고 예쁜 이성이 지나가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가는지.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뒤돌아 후회하는지를요.
그건 우리가 못나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을 새롭게 경영하려고 주주총회라도 열라치면, 파충류를 닮은 주총꾼이 나타나 신년 다이어트 계획에 훼방을 놓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이것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몸은 파충류와 포유류 그리고 다양한 유전인자들의 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법인의 개념과 같습니다. 나는 나를 대표할 뿐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사회와 주주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유전인자‘라고 부르기도 하고 성경에서는 ’원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거창하게 죄라고 표현까지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내 행동을 결정하는 건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이었구나. 어쩌면 내 몸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구나, 그것만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