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5:20분에 답이 있다.
지난 여름 한 동안, 정말 수많은 고민을 했다. 번번히 발리 에러가 생겼고, 스트로크도 엔드라인을 벗어났다. 중요한 순간에 내가 실수를 하면 파트너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레슨을 받아야 할까 하는 고민도 수없이 했다.
에러의 이유를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클럽 회원들에게 조언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런데 찬 바람이 불면서 에러가 줄기 시작했고, 나의 주무기이자 특기인 포핸드 스트로크가 상대를 제압하는 확률이 훨씬 높아졌다.
찾은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매일 새벽 5시 20분경에 코트에 나와서 라이트가 켜지는 52분부터 가볍게 랠리를 시작해서 6시 전후에 경기를 시작한 후 1게임을 끝내고 출근한다. 바로 이 "새벽 5시 20분"에 문제와 해답이 있었던 것이다.
새벽이 일찍 밝아오는 여름에는 4시 30분에도 코트가 환하다. 그래서 코트에 도착하자마자 가볍게 몸을 푼 상태에서 바로 랠리를 시작하고 게임에 들어갔다. 그런데 가을이 다가오면서 밤이 길어져서, 5시 52분에 라이트를 켜야만 제대로 랠리와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일찍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가벼운 워킹과 조깅,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빈 스윙으로 경기를 떠올리며 공을 제대로 보는 연습과 자세를 반복하며 경기에 대비하게 되었다.
여기에 답이 있었다.
랠리를 대략 10분도 안 하고 경기에 들어가지만, 스트로크는 날카로워졌고 에러도 많이 줄었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알찼다.
파트너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줄었고, 격려와 응원이 많아졌다.
이유를 찾은 것이다. 역시 준비에 있었다.
운동이든 일이든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너무도 당연한 진리였다.
다시 테니스가 재미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