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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틸다 하나씨 Jun 16. 2024

낯선 길을 걷다가 ‘고요’를 만났어.


시간이 남아

그저

걸어보기로 했어


숨쉬기 힘든

뜨거운 공기가

후욱

목구멍을 파고들었지만


그래도

걷는다는 것은

늘 옳으니까


낯선 길을 만나는 건

신나는 탐험이야


갈래길에 멈춰 선 우리는

오른쪽 길로 갈까

왼쪽 길로 갈까

잠시 고민에 빠졌지


그저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는 거야

‘자, 오른쪽!’


심상치 않은 작은 골목에

빛의

네모를 건너

어렴풋 손짓하는

어떤 감성


역시 직감은 맞는 법!

‘오른쪽’은 옳았어!

다가가자!!

거기서 우리는

‘Tranquil’ = ‘고요’를 우연히 만났어.


우연히 걷는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멋진 것은

그 무엇과도

감히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안겨 준다는 걸


다행히

뜨겁지는 않은

모닥불 위에서

John Lennon의 ‘Love’가 흐르는

빈티지 북 카페가

바로 ‘고요’였던거야


Love is real

Real is love

Love is feeling

Feeling love


존 레논의 기타 현이

마음을 뜯어내…


아들의 오랜 벗

참 멋진 녀석 Boaz의

기이한 카드 마술에는

눈알을 바삐 돌려봐도

당최 찾아낼 수 없는

신기한 킥이 숨어 있었지

이 신나는 순간에 딱 어울리는 그런 마법이었어

우리 넷은 보석을 발견한 땅을 차지하고 만끽하며

깔깔대었어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즐기는

놀라운 카드 마술과

깊고 스윗한 베트남식 카페라떼는

일주일의 피로를 축이기에 충분했지.



깔깔대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얼마간의 침묵을 즐겼어.


감정의 선이 연결되어

함께 침묵을 즐길 줄 아는

이 녀석들의 감성이 더 멋졌었지.


글라스 속에

촛불 하나

마음속의 고요는


우리 안에

잠잠히

타올랐어



언젠가

한여름 더위에 숨이 막힐 때쯤

‘고요’ 너를

다시 한번 만나려 가려해



오늘은 정말

멋진 일요일 밤이었어.




오늘도

다시 걸어.



우연한 행복이 나를 기다리니까
serendipity always stand b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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