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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틸다 하나씨 Nov 30. 2023

퉁나이의 생선구이

수채화로 그리고 싶어 지는 마을 어귀

굽어진 길을 따라 줄지은 집들이 아늑하고 포근하다


호아빈 (Hòa Bình)

마을의 이름마저 ‘화평, 평화’의 뜻을 담은 곳.

베트남 지인의 고향집 방문에 따라나선 평화로운 여행길이다.


호아빈 중심지 한 켠으로 미니 소수 민족 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데 웃으면 서글한 눈 주름이 지는 아주머니의 기둥 가옥으로 잠시 초대되었다.

주인아주머니가 건네는 특산품 바나나 술 한잔에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진 얼굴이

더 달구어진다.

처음 마셔보는 바나나주의 향이 독특하고 아주 맛있는데 살짝 누룽지 향도 나는 것이 알콜도수 30도의 베트남 쌀 보드카 넵 머이(Nep moi)를 부어 발효한모양이다.


퉁나이로 들어가는 강가로 이동한다

사실은 호아빈 호수다

도무지 강이라고 불러 볼 수밖에 없는

군데 군데 산을 품은 커다란 호수이다.

선선하게 머리칼을 날리는 뱃 바람과 함께

호수를 건너

퉁나이에 도착하니

언덕을 따라 생선 꼬치구이 집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숯불에 생선이 지글지글 익는 맛있는 냄새에 홀려서 걸어 오르다 보니 어느새 언덕의 정상이다.

가장 맛있어 보이는 꼬치들을 하나씩 어깨에 메고 내려와 신나게 배로 오른다

배 위에서 생선을 통째로 뜯어먹으며

누가 누가 생선 뼈를 부러뜨리지 않고 발라내나 내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금 간만 한 듯한 생선이 이리 맛있을 일이냐고.

숯불 구이는 국경을 막론하고 진리의 요리다.

호아빈에서 차로 조금 더 이동하니 소수민족 마을 마이 처우가 나온다.

여기는 마치 리틀 사파 같다.

관광객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이라

순박한 소수 민족 마을을 구경할 수 있었다.

몽족(Mong), 므엉족(Muong), 타이족(Thai), 따이족(Tay), 자오족(Dao), 등 소수민족의 전통적인 가옥과 생태가 잘 보전되어 있어 고요한 마을 걷기는 그저 평화로운 힐링이었다.



하노이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호아빈을 기점으로 퉁나이, 호아손 동굴, 마이처우 소수 민족 마을을 골고루 돌아본 꽉 찬 하루의 여행이 되었네.

배울 게 많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한 여행이라 더 매력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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