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나 때문이더라 내가 밝던 너를 어둡게 에너지로 가득하던 널 방전시켜 죽어가게 만들었어. 나 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하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게 만들었어 수시로 떠오르는 이런 생각이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이 저릿해질 정도로 날 슬프게 했어. 하필 왜 이런 시절 나를 만나 내가 널 좋아해서 미안해.
돌아가도 하다 못해 다음 생에도 너를 만나고 싶어 그게 너에게는 못 할 짓인 걸 알아. 그러니까 철없고 미성숙한 시절 어둡고 부정적인 나에게 너의 모든 걸 쏟아부어 옮겨 심어준 흘러넘치던 긍정과 따듯했던 사랑을 너에게 배운 것처럼 다시 너에게 돌려줄게.
천천히 정성스럽게 세상을 가르쳐주던 모습을 기억해.
좋은 것과 나쁜 것, 예쁜 모습의 이면과 못생긴 세상, 이런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해 주었지. 다 기억해 피곤해도 내 손을 잡고 발맞춰 밖으로 걸어 나와 아무 말 없이 우리 둘이 어디든 갈 수 있음을 알려주고 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곁에 있어줬어. 나에게 안 해본 거만 해주고 싶다며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모르는 걸 차근차근 설명해 주며 짜증 한 번 없던 너.
의지도 약하고 인내심도 없던 나에게 충분한 시간과 많은 기회를 안겨주며 혼자서 할 수 있게 응원하고 기다려줬어. 그런데도 난 이기적이게 감정을 쏟아내고는 널 힘들게 만드는 것들을 반복했지. 그런데도 넌 항상 내가 아니라 너의 그릇이 작다고 말했어. 어느 날 결국 내가 더 이상 널 품을 그릇이 안되나 봐라고 말하는 너의 표정이 사무치게 슬퍼서 슬펐어.
많은 기회들을 내 손으로 놓쳐왔어. 항상 저지르고 후회해서 미안해. 이미 많은 게 쌓였겠지 돌아갈 수 없는 거 알아 그러니까 많이 늦었지만 이제와 서라도 나아갈게. 그럼 넌 두 팔 벌리고 봐 할 수 있잖아 응원해 줬지. 이젠 내가 널 응원할 거야. 마음 놓고 편하게 천천히 회복할 수 있도록 내가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굳건히 설게.
살면서 완전히 안 싸울 수는 없겠지 그래도 현명하게 상황을 헤쳐 나가고 지혜롭게 말하는 법을 배울 거야. 안 해도 되는 말과 쓸모없는 말을 구분하고 실수를 줄여보려 해. 사실 방법 같은 거 아직 잘 모르겠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는 게 방법이랄까. 그러다 보면 오래 걸려도 너와 나에게 맞는 걸 찾겠지. 물론 새어 나오는 감정이 쌓여 힘든 날도 있을 거라 확신해. 참고 인내해 볼게. 너와 난 서로에게 못돼라 하는 말 없잖아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라는 것을 마움 속에 품고 자주 꺼내볼게.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아무 말 없이 품어주고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될 거야. 우리가 자주 지치고 힘들어도 기억을 먹고 추억하고 지금을 행복하게 사는 거 내 목표는 그것뿐이야. 우리의 몸과 마음은 가끔 이탈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같은 곳을 향하니까. 안 피곤 해? 안 힘들어? 대신 질문이 아니라서 괜찮은 척할 필요 없는 무리하지 마. 급한 거 없어. 천천히와. 오늘도 버틴다고 고생했어. 힘들었겠다. 같은 미지근한 말들로 널 따듯하게 감싸줄게.
티 안 내고 말 안 해도 서로가 고생하고 있는 걸 자연스레 알아주고 서로가 동기가 되어 조용히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내는 멋진 삶을 살자. 둘이 앉아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 놓고 오순도순 마시는 소주 한 잔에 훨훨 날아가던 지쳤던 하루를 추억하며 언젠가 10년 전엔 20년 전에 그랬지 우리 많이 성장했구나 말할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마음을 가진 우리가 되어있기를. 여전히 함께이기를 바라며 수많은 사랑을 말하는 노래들과 뻔한 로맨스 드라마 서사와는 차원이 다른 사랑을 가르쳐준 고마운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