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을
골라보라고 하신다면...
(안물안궁 하지 마시고요~ㅎㅎ)
저는 '타는 것'이라고 대답할 겁니다.
창가에 앉아 자연이 그리는 수채화를
넋 놓고 보게 되는 기차도 좋고요,
장시간 쪼그리고서
언제 나타날지 모를 제트기류를 기다리는
비행기도 환영입니다.
몸에 닿는 것(몸을 의지할 곳이라고 해도 되는 것)
하나 없이 바람을 타는
번지점프의 짜릿함도 굉장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도로의 굴곡을 느끼면서 내가 달리는 듯
자연과 함께 '나 잡아봐라'를 하는
운전만큼은 아닙니다.
오늘은 이 행복한 김기사가
부산 바다로 향했습니다.
차에 타면 곧 잠이 드는 가족들이
예쁘고 고맙습니다.
저만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 주는 것만 같거든요.
오늘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바다를 보았노라 했습니다.
수평선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늘이 바다를 닮았습니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문득 마음속 시끄럽던 소리가
사라진 걸 깨달았습니다.
어디 간 거지?
바보 같은 물음입니다.
세상 모든 짐을 진 듯한 자도
사랑하는 자 앞에서는
가벼워지지 않습니까.
자기 안에 차오르는 사랑 또한
끊임없이 전해지니
행복한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요.
그래서 오늘
바다 앞에
빈 마음으로 있다 왔습니다.
파도의 이야기 들으면서요.
언젠가
마음속 잡동사니들이 덜그럭거릴 때
또 자연을 만나러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