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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독백 May 13. 2024

달고나 별을 타고


초등학생 시절을 생각하면
학교 앞 문방구가 그려지고
곧이어 군침이 돕니다.
100원 떡볶이, 쫀득이, 아폴로,
그리고 달고나!
제 어렸을 적 별명은 '먹보'였습니다.
말라깽이였지만 뱃속은 블랙홀 같았지요.

오늘 우연히 달고나 체험하는 곳을 보고
두 발이 딱 붙어버렸습니다.
무엇에 이끌린 듯 나 저거 해볼래 했습니다.

약불에 설탕을 휘휘 저으며
훨훨 국민학생(초등학생의 이전 말) 때로 갔습니다.
하얀 가루가 녹아 말갛게 될수록
달콤한 맛이 혀에 느껴져
가슴이 두근댔습니다.
젓가락을 소다에 쿡 찔러 묻힌 다음
설탕에 섞어주면
밝은 황갈색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달고나.
너 참 달구나.

오늘도 별을 새겼습니다.
모양 따라 똑똑 오려내긴 힘들지만
그게 가장 예뻐 보이거든요.

아쉽게도 딸아이의 달고나는
제 모양을 잡지 못하고
엿가락처럼 늘어났습니다.
다음엔 성공해 보자며 다독였지요.

5분 동안 그 먼 시간ㆍ거리를 날아가
어린 저를 만나고 왔습니다.
추억은 꼭 있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답니다.

어린 시절을 들여다볼 때
아직은 서글픈 마음이 들지는 않습니다.
그런 기억이 있다는 데 감사합니다.
하지만 더 어른이 되면
아쉬움? 서글픔? 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땐 어떡할까요...
음... 그 마음을 맘껏 애도하겠습니다.
달디달고 달디단 달고나 먹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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