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라 여름아 덕분에 정말 좋았다.
2025년 9월 15일 월요일, 이날은 사실 별 기대 없이 일 마치고 카메라를 들고나왔다. 동묘를 갔다가 동네 풍경 좀 찍고 나서 어디를 가야 하나 하다가 동대문 쪽으로 하염없이 걸었다. 근데 걷다 보니 이게 웬걸 노을이 정말 멋지게 지고 있었다. 감성적이라 그런지 유독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날 때마다 살짝 울컥하면서 정말 미치도록 행복하다.
높은 건물들만 즐비한 서울에서 마주치는 옛 건물은 언제나 푸근함을 가져다준다.
구축 아파트는 많은 이들의 추억이 모여 있는 집합소 같다. 뭔가 아파트라고 하면 그 시절 젊었던 부모님의 모습, 쪼그만한 키로 단지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동생과 내가 생각난다.
굿바이 썸머. 작년 여름보다 훨씬 더 잘 살았다. 작년 여름은 정말 우울에 빠져 살았는데 이번 여름은 정말 행복했다. 잘 가라 여름아 덕분에 정말 좋았다. 그리고 가을아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