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풀마라톤을 완주했었잖아... 그 후 풀마라톤은 다신 뛰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어.
그냥 매일 꾸준하게 달리기를 하고, 주에 1번씩 LSD(20km 이상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달리기를 본질의 도구로 사용하려고 했지. 그렇게 할 자신도 있었고 말이야...
그런데 11월 한 달간의 나의 달리기를 돌아보니, 엉망진창이더라고
새벽런 세션을 신청해놓고, 시작 30분 전에 취소를 한 게 수차례...
나는 새벽 기상을 잘하는 46살 아줌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나를 기상하기 만든 건 시끄럽게 울리던 알람이 아니라, 목표 자체였다는 걸....
지난주에 20km LSD도 신청해서 모임에 나갔거든?
평소에도 20킬로 달리기까지는 무난했는데, 10킬로를 지나는 순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파고드니, 내 모든 근육이 멈추더라.
팀에서 주저 없이 이탈해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지.
달리고 싶지 않더라고. 너무 힘이 들어서 짜증이 나더라고.. 내가 흘리는 땀에서조차 악취가 진동하는 경험
나는 내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서 새벽 기상을 잘하던 사람도
감정 육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 쓰던 인간도 아니었어.
오로지 목표가 있었으니까, 내 몸이 목표에 맞춰 재 세팅되는 거야.
목표가 없으니 참고 견딜 이유조차 없어지더라.
인간은 원래 그런 것인가... 아니 적어도 나란 인간이 그런 목표 지향적 인간인 걸까?
같은 컨디션이지만 목표 유무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지는 감정 변화와 근육들의 반응
운전대를 잡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치는 행위조차 목표라는 의미로 다가왔던
11월의 나... 11월의 나를 문자로 정리하여 너에게 보내....
생각 구독을 친구들과 꾸준하게 읽은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어. 나의 자질을 항상 의심했지만, 지금은 커넥터라는 포지션에 있으며 자신을 믿고 응원해 주고 있지. 10월에 생글즈(이하 생각구독을 같이 읽고 글을 쓰는 모임) 친구들과 직접 만나 밥과 술을 먹으며 서로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인왕산 등산이라는 이벤트를 준비했지.
내가 모더레이터로 앞장서야 하는데,
피하고 싶고 오프라인으로는 처음 본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걸어야 할지 난감하더라.
그것을 알고 있는 듯 생글즈 대장 선미님이
"언니! 언니는 스타에요!"
라는 말로 스스로의 자질을 의심하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어...
새로운 친구들에게 웃으면서 편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선미를 보니까...
인사이트 병에 걸려 잔뜩 힘이 들어갔던 어깨의 힘이 풀리더라.
나도 선미처럼 이야기를 듣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두 눈으로 직접 힌트를 본 거야
12명의 친구들과 어울려 인왕산 등산을 하는 것이 마냥 즐거웠어.
내가 이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세팅 값이었던 것이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었어.
매번 아이디어와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선미 님의 태도에 오늘도 나는 배운다.
매번 내가 빛나기를 바랐는데,
비로소 나의 빛이 상대에게 전해져서 우리 모두가 빛나길 바라게 된 거야.
직접 손을 잡고 등산로를 걸었던 연결로
내 시선이 머물러야 하는 곳이....
내 안의 점에서 바깥의 우리로 바뀌었지.
그렇다고 내가 180도 달라진 건 아니야.
매주 저녁 화요일에 친구들과 줌 화면으로 만나면
같은 책을 읽고 펼쳐지는 사고의 깊이에 스스로가 여. 전. 히. 작아진다.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
돈으로 나의 가치를 측정할 순 없잖아.
사람이 월천을 번다고 높은 가치의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데도
냉정하게 말해,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잘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없더라.
대화를 하다 보면, 겉으론 평온해 보이는 그들의 삶이 죽기 직전까지 힘들었었고,
그걸 견뎌내고 나서야 보이는 새로운 길이 있더라고
<나를 죽이지 않는 경험은 나를 단련시키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남더라
여전히 나를 비하하는 마음을 죽이고,
지금... 내가 선택한 뿌리를 내리는 이 시간을 귀하게 생각하기로 했어.
(이게 참 마음먹어도 다시 자기 비하 감정이 올라오지만, 이내 침착해진다.)
나는 함께 읽고 글 쓰고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이 생글즈 모임이 참 좋다...
11월에 재미있는 이벤트가 여러 개 있었어.
그중 첫 번째가 바로
MBN 뛰어야 산다 제작진으로부터 어린이 러너로 서원이 섭외 연락이 온 거야.
작년부터 못한다는 서원이를 데리고 꾸준하게 달리는 시간을 쌓아온 지가 1년이 넘었어.
그 사이 아이는 10킬로를 무리 없이 달리게 되었고,
여름내 나를 따라 새벽 5시 20분 러닝 클래스에 나가게 되면서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달리며 궂은 날씨가 달리기를 멈추게 하지 않는다는 것도 몸으로 깨달았지...
사실 진심으로 아이에게 이렇게 달리기를 강요하는 게 내 욕심인가...
아이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멘탈이 흔들릴 때도 많았는데,
이 모든 것이 또 오롯이 아이를 위한 것이기도 했어.
달리기를 알게 되고 내가 달라졌으니, 이 좋은 것을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길 바랐지
MBN 섭외 때도
<아이가 티브이에 나와 유명해지는 것보다>
<콘텐츠 제작의 일선에서 어떻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방송으로 송출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흥분 포인트더라고
매번 아이와 달리는 모습을 릴스로 만들면서
내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으니까
이게 잘하는 행동인가...
자신에게 수없이 물었는데
내가 쌓아둔 기록으로 섭외 연락이 왔으니,
꾸준히 쌓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라고
화상 미팅까지 진행했지만 10킬로 달리기의 공식 기록이 있는 다른 친구가 선택이 된 것 같았어.
공식 기록이 중요하구나.. 깨달음과
서원이와 설레었던 며칠 (나는 미국 진출까지 꿈꿨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지만, 또 아쉽지 않았어.
"서원아 우리 이제 1년 열심히 달렸어.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사실 티브이 출연이 아니었잖아?
시간을 더 축적하고 숙성시키는 시간을 가져보자..."
두 번째 이벤트는 서원이의 축구 대회지.
서원이가 축구를 진짜 좋아한다고 내가 말했던가?
고열이 나도 해열제를 먹고 경기를 뛸 정도야.
사실 달리기도 축구를 잘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된다는 나의 말에 홀라당 넘어가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기도 하고
팀플레이에서 이날따라 서원이의 독단적인 태도가 눈에 보이더라고.
골을 넣겠다는 욕심
골에만 집착을 하고, 함께 뛰는 팀을 보지 않았어.
같은 팀 친구의 골까지 뺏어서 자신이 골을 넣으려고 하더라니까
"서원이가 지금 자기 자신으로 가득하구나.."
나는 단번에 알아차렸지
굳이 아이를 지적하고 싶지 않았어.
스스로 깨닫게 될 때까지 기다렸어.
총 4번의 경기, 3번째 경기부터 서원이는 자신이 아닌, 팀으로 포커스가 옮겨가더라고.
그리곤 그제야 아이가 그토록 원하는 1골을 득점했어.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경기 중에 걷고, 눕고, 집에 가겠다고 떼시던 아이들은 온데간데없었어.
2년 가까이 축구장에서 시간을 축적한 아이들은
어느새 태도에도 실력이 쌓인 것이지....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을 보는 엄마들 모두 눈물이 나더라니까
모든 경기가 끝나고 서원이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했어
��♀️ : "서원이 처음에 골 넣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
�� : "어. 맞아. 그래서 처음에 이담이 공도 내가 뺐었어.
그런데 그 후부터 상대팀 어떤 자리가 비었나 확인하고
드리블하는 친구의 공도 뺏지 않았어. 패스를 했지."
서원이는 이날 2골을 득점했고, 팀 모든 친구들의 대단한 활력으로 우승을 할 수 있었어.
아이들도 시간을 축적하고 있었어. 좋아하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될까? 읽고 잊어버리기! 약속해 줘...
나는 어떤 모임에서든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인가?>라는 마음이 올라와...
특히나 자기 포지션에 깊게 뿌리내린 전문가 앞에서는 그 마음이 자주 출현해.
회사를 다닐 때도 그랬어. 외국에서 날고 기는 좋은 학교를 나온 전문가와는 어울리기가 힘들었어.
이것은 <자격지심>이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데...
유치하지만 그래서 나는 나보다 직급이 낮은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어. 친하게 지낸 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
그들 앞에서 나 자신을 뽐내고 선 긋는 행동을 자주 했어.
값비싼 명품을 착용하고, 주말에 호화(?)스러운 일상을 입에 자주 올렸지.
나를 과시한 거야.. 유치하게... 이 시절만 떠올리면 부끄러워서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자격지심이 켜켜이 쌓인 내면을 내 기준에 나보다 아래 그레이드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선 긋던 행동을...
너무너무 부끄러웠던 과거의 나야....
그런 의미에서 내가 11월에 안 쓰던 물건들을 정리했거든?
착용하지 않는 명품을 당근에 올렸어.
나는 이 명품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자존감이 바닥일 때, 내가 껍데기에 집중했었던 전리품이기 때문이야.
대부분 한 해 착용하고, 거진 10년을 사용하지 않은 채, 옷장 속에서만 잠자고 있었던 것들인데...
이걸 내가 당근에 깡그리 올린 거야.
'올리면서도 이걸 누가 사갈까?' 싶었는데, 완판 행진 ㅋㅋㅋ
그것은 나에게 <의식의 전환 포인트>이자 <과거와의 작별>이었어.
이 명품들을 신나게 착용했던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벽한 타인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아니까... 실소가 터져 나오더라...
(내가 올린 아이템을 사간 과거의 내 모습 같던 당근 구매자분들.... 예쁘게 착용하고 입어주세요!!!)
이 판매한 돈은 아이들과의 경험에 투자할 생각:)
그리고 내 자아가 껍질을 깨기 시작했구나...라고 느꼈던 11월....
소란스러웠던 하루를 보낸 한주가 있었어.
평소 같으면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을까?
달리기를 하러 나갔을까?
스스로 기분을 컨트롤하려고 발버둥을 쳤겠지...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게 된 나 자신을 발견했어.
소란스러웠던 하루를 보냈지만, 모든 기분이 침착해지더라니까...
그들이 나를 긁던
내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아이와 대화하면서 깨닫게 된 거야.
내가 지온이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어.
"지온아, 수영장 물이 몸에 닿아도 수건으로 닦으면 그만이야.
그 물이 너의 피부 속으로 침투해서 들어오진 않지…
누가 지온 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해도, 상처되는 상황을 겪어도,
지온이가 이 세상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건 변하지 않아."
어쩌면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구나… 알게 되었어.
요즘 부쩍 자존감이 많이 올라왔다고 느끼고 있어.
더 이상 타인의 말에 내 본질이 흔들리지 않으니까.
타인이 뭐라 해도,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아니라는 것을 내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 안 되는 오해를 해도 그것은 그냥 내 몸에 묻은 <수영장 물>과 같아.
수건으로 닦으면 그만이지.
내 본질은 변하지 않아.....
며칠 전 친한 동생이 자신의 처한 상황을 나에게 쏟아냈었어.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무슨 이야기가 듣고 싶은 것이지?
자신의 일인데, 자신이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건데,
왜 남이 결정을 내려주길 바라고,
그 상황에서 벗어난 나에게 조언을 구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러면서 과거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더라.
생각의 뿌리가 얕구나... 타인에게 기대려고 하는구나...
그게 불과 2년 전의 아니 1년 전의 나이구나...
내 문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해결의 주체도 당연히 내가 되어야 하잖아.
남들이 뭐라 하든 그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게 보이는걸 보니, 나 이제야 메타인지가 되기 시작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애벌레 같다...
둘째가 친구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어. 알지? 여자아이들의 그 미묘한 신경전...
그 일로 그 엄마에게 정중하게 연락을 했으나 예상치 못한 반응과
그분의 평판을 뒤늦게 접한 나는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2일 전에도 그 엄마에게 심하게 긁히고 조용히 삭혔으나,
3일째가 되던 오늘 아침,
우연히 동일하게 피해를 본 타아동의 엄마를 만나게 되면서
90분 가까이 소위 험담을 하기 시작한 거야.
하면서도 그만해야지 싶은데,
누가 내 등을 박박 긁어주는데... 등을 빼는 게 쉽지 않더라니까...
그리곤 집에 와서 자책을 했어.
아... 그렇게 담담해지고 본질이 아닌 것을 걷어내기로 했는데 똑같았구나...
험담은 험담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 내내 나에게 머물렀어.....
에너지 관리를 못한 것이지...
에너지가 방전될 때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둘째가 열이 나 아프기 시작했어. ㅠㅠ
이렇게 긁히고서야 다시 결심하게 된다.
내 안의 에너지를 어떤 방향으로 채워야 하는지... 얼마나 내가 어리석었는지....
김대식 교수의 영상을 보니
<미국의 초등학생이 바이브 코딩을 해서 웹페이지를 만든다>고 하더라.
나는 아직도 어떤 순서로 사이트가 만들어지는지 코딩이라는 말만 들어도 지끈지끈 머리가 아픈데...
초등학생이 쉽게 한다고???? (이 지점에서 혹시 나만 긁혀?)
러버블 영상을 찾아보다가 지쳐 나자빠졌어.
정보가 너무 많으니까, 그냥 표류되어버렸지 모.
개발자 친구를 만나서 직접 물어보기로 했어.
내가 만들고자 하는 상이 명확했거든
키즈러닝 출석체크 앱
최소한의 기능만 가진 출석 앱을 함께 만들고 싶다고 했지.
AI studio에서 웹페이지의 아웃라인 만들었어.
그것을 다운로드하여 antigravity에 넣어 바이브 코딩을 했고 firebase에서 주소를 받아 연결을 했지.
이 과정이 아직도 매끄럽게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브 코딩을 하는 과정은 실로 충격이었어.
결과물도 만들었지...
AI를 빨리 접하고,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과감하게 내 2일간의 시간을 쓴 거야...
1일 1글쓰기가 유난히 힘들었던 11월.
나는 어느새 잊고 있더라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 자신을 의식하기 위해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살고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혹시나 잘못된 길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자각하기 위해서.
매일 글을 쓰고, 주간 회고를 하고,
이것을 다시 월간 회고로 묶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꾸준하게 내 삶을 의식하고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인데....
어쩌면 의식 수준이 초등학생이 내가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멋있어 보인다고 겉모습을 따라 한다고 귀걸이를 하고
요란한 화장을 하면서 흉내만 냈다고 창피해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도 내가 다 경험해야 하는 내 삶의 길인 것 같아.
11월은 나에게 말해주었어.
환경은 만드는 것이고, 시간은 축적되는 것이며, 본질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12월에도, 그 이후에도, 나는 계속 나를 의식하며 살아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