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기록이란…

기록이 쌓이니 내 감정들을 돌보게 되었다.


나의 기록의 역사가 짧은 줄 알았다.

다이어리에 끄적대는 것 또한 기록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걸스카우트로 활동할 때는 초록색 걸스카우트 연간 다이어리를 좋아했다. 콤팩트한 사이즈에

일별로 무엇을 했는지 간단하게 적을 수 있어서 3년 넘게 꾸준히 일력을 기록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대중화된 후에는 월별 스케줄이 나와있는 부분에 같은 맥락으로 기록을 했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는 수유일기를 기록했다.

여행을 가거나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도 꾸준히 기록을 했다.


나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했을 뿐, 나는 기록을 꾸준히 하고 있었던 기록가였다.




[기록하지 않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문장이 가슴에 콕 들어와 박힐 때쯤 기록인들이 내 주변을 채우기 시작했다.

궁금했지만 쉬이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블렛저널을 2024년 7월부터 시작했다.




쌓이는 기록을 통해 ”꾸준함이 나의 무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을 세상밖으로 꺼내는 수단은 기록이 유일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한한 신체 에너지를 직시하며, 나의 에너지를 잘 쓸 수 있도록 <*기록을 비법서>처럼 들고 다녔다.

*여기서 기록이라 함은 모닝페이지, 문장수집노트, 불렛저널 등등




최근 나의 이슈는

신체에너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지 않는 데 있다.

기록을 통해, 체력이 정신력의 숙주가 된다는 것, 강한 정신력도 체력 부족 앞에서는 상쇄되기 쉽다는 것을 몸소 겪은 바 있다.

체력이 바닥을 찍었을 때,일어나고자 적었던 나의 기록들



체력이 바닥을 찍었을 때, 내가 적은 모닝페이지를 펼쳐보면,

포기하고 싶고 왜 이러고 사는지 모든 것이 다 힘들다는 검은색 감정들로 가득하다.

내 감정들을 모르고 지나갈 뻔했지만

기록을 통해, 내 감정들을 복기하며 나를 살피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이 어떤가?

질문에 나의 답변은 주로 [너무 싫다. 아 끔찍하다.]로 즐비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가정도 평화로울리 없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어떻게 사랑을 주어야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나 스스로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 준 순간을 정확하게 인지했다.

2024년 서울하프마라톤에 출전하여 10킬로 마라톤을 완주했던 순간.

(그 순간의 나를 기록하며, 스스로를 맘껏 사랑해 주었다.)


기록을 통해

더 이상 타인의 이야기로 내 귀한 시간을 채우고 싶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대부분 타인의 이야기로 내 시간을 채우고 에너지를 쏟던 과거, 그런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성찰하였다.


기록을 통해

발산을 중지하고, 수렴하려고 복기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을 좋아하는 탓에 발산을 이어가는 (본성을 거스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웃음이 나기도 한다.


오늘은 5월 불렛저널 세팅을 위해 아침 일찍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다.

스스로 자꾸 미루게 되는 일을 오늘만큼은 마주하리라 결심하게 된다.

(이것도 기록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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