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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n 26. 2019

2. 마음을 움직이는 수사법

8가지 글쓰기 요령

글맛을 살리는 수사법


   수사의 방법 또는 기교를 말하는 수사법은 말이나 문장을 꾸미는 방법이다. 수사법을 활용하는 이유는 글쓴이나 말하는 이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더 나아가 미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사법을 쓴다.

   수사법은 표현 방법이나 목적에 따랄 비유법,  강조법, 변화법으로 나눈다.


   비유법


   다른 대상에 빗대어 설명하고 표현하는 비유법에는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활유법, 대유법, 풍유법 등이 있다.

   직유법은 말 그대로 직접 비유하는 것을 말한다. '~같이, ~처럼, ~듯이' 등을 써서 표현한다.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처럼 '꽃'을 '내 누님'에 직접 비유하고 있다.

   은유법은 숨겨서 비유하는 방법으로 'A'는 'B'다라는 형태로 사용된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에서와 같이 "낙엽=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로 표현함으로써 동일성을 느끼도록 만든다.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처럼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인 것처럼 표현하는 방법이 의인법이다. 또 "모든 산맥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와 같이 무생물을 생물처럼 표현하는 방법이 활유법이다.

   대유법은 사물의 속성으로 전체를 대신하여 표현하는 방법을 지칭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와 같이 문화의 힘, 무력을 펜과 칼로 대신 표현하고 있다. 속담이나 격언을 활용한 풍유법도  비유법에 해당된다.


강조법

   표현하려는 내용을 강하고 뚜렷하게 만들어 선명한 인상을 주려고 할 때 쓰는 방법이 강조법이다.

같거나 비슷한 표현을 반복해 의미를 강조한 반복법, 표현하려는 내용과 관련 있는 단어나 구절을 나열하는 열거법, 실제보다 더하거나 덜하여 표현하는 과장법, 점점 강도를 높이는 점층법,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처럼 슬픔이나 놀라움 등을 강조하여 나타내는 영탄법 등이 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04/17 미주판

변화법


   단조로움을 피하고 문장에 변화를 주기 위한 변화법에는 도치법, 설의법, 인용법, 반어법, 돈호법, 역설법 등이 있다. 변화법은 말이나 문장이 단조롭지 않게 변화를 주는 표현법이다.

   "보고 싶어요.  붉은 산이...... 그리고 흰옷이......."에서처럼 차례 나 위치를 바꾸는 도치법,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물음의 형식으로 나타내어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설의법 등이 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와 같이 의문문으로 제시해 그 의미를 강조한다.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처럼 사람이나 이름을 불러 읽는 이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방법은 돈호법이고, 그릇 깬 아이에게 "참 잘 했다. 잘했어."처럼 반대로 말하는 방법은 반어법이다.

   

또 학교 시험에서 많이 나오는 역설법은 겉으로는 이치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진실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찬란한 슬픔의 봄을.",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등과 같은 표현이 역설법이다. 표면적 의미와 속에 담고 있는 의미가 다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 아이들이 반어법과 헷갈려한다.

  

 사실 문장을 멋지게 만들려면 그 문장에 꼭 맞는 인용을 사용하면 된다. 인용은 유명한 사람의 글이나 주장을 사용 하여 나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격언, 경전 등의 구절을 인용하면 문장에 무게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의 내용도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다음은 자유학기제를 시행하여 지필고사 대신 수행평가 활동으로 평가를 받는 중학교 2학년 민이가 쓴 글이다. 민이는 글의 주제를 '사회를 따스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정했다. <지식 채널 e>에 나왔던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편을 참조했다.

  

   민이가 처음에 쓴 글은 영상 자료에 나온 사실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했다. 늘 같은 옷을 입는 단벌 신사, 그가 즐겨 찾는 곳은 빈민가, 지역 축구팀 유료 회원에 빛나는 열혈 축구,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12억 인구의 가톨릭 수장, 이틀에 걸친 다선 번의 비밀 투표 끝에 선출된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라며 설명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영상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는 내용들로만 채워져 있어서 민이의 글은 건조하고 말하려고 하는 중심 생각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았다.

   민이의 글을 찬찬히 읽고 난 후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민이에게 물어보았다. 민이는 교황의 따뜻한 마음씨와 최고의 지위를 갖고 있지만 검소하게 살고 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남들한테 아낌없이 주는 교황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말하는 민이에게 영상을 보고 느낀 감동을 비유나 역설과 같은 수사법을 사용하면 좀 더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 후 수사법에 대한 설명과 다양한 사례들을 알려줬다.

   똑똑한 민이는 내 설명을 잘 듣더니 곧바로 수사법을 적용해서 글을 다시 썼다. 이렇게 수사법을 적절히 활용하자 처음 쓴 글보다 훨씬 전달력도 좋아졌고 글의 품격도 달라졌다.


제네바=연합뉴스





평범 속의 위대함(역설법)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하여

                              -작성자:  00 중학교 2학년 홍민



   거대한 권리를 누릴 수 있음에도 평범하게 살아가기가 쉬운가(설의법)

물론 그렇지 않다. 그런데 여기 교황이라는 크나큰 권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평범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약 2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뉴스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에서 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정치쪽에는 통 관심이 없었던 나였지만 이 사람이 누구길래?라는 마음으로 기사 하나를 클릭했다. 그 기사를 읽고 난 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더욱 호기심이 생겼고, 그에 관한 <지식채널 e>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를 보게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는 예전의 그 어떤 교황님들보다도 더 손이 크다(관용 표현). 그것과 관련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가난한 할머니가 버스에서 넘어져 지갑을 도둑 맞고 한참을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 후, 교황님께 편지를 보내 기도를 부탁하였다. 이를 본 교황은 지갑에 있었던 돈보다도 더 많은 돈을 송금하고 대리인을 통해 할머니의 근황을 살피게 하였다. 교황의 이런 따듯한 모습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관용 표현)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그의 이런 세심한 모습에 나 역시 감동받았다.


   또한 그는 평범한 사람처럼(직유법) 일상에서의 삶을 살고 있다. 교황의 권리를 누리며 편안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박하게 산다. 기사 달린 고급차를 거절하고,/손수 운전을 하고,/ 호화로운 교황궁을 거절하고,/ 일반 성직자 숙소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지내고,/ 화려한 옷을 거절하고,/ 흰색의 무난한 옷을 입는다./(반복법, 대구법) 그저 평범하게, 일반 서민들처럼 아주 평범하게 지낸다.(직유법, 반복법)

검소한 모습이, 서민들이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단벌신사(관용 표현)라는 그의 별명답게 수수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황님이 항상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것은 교황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교황님은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직유법)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한다. "진정한 권위는 봉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라는 그의 당부 역시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교황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중의 일부가 되어 매일매일의 삶을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교황 호르헤 베르고 글리오.(도치법)

     

   그저 사람 좋아하는 넉넉한 웃음으로 주변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 우리 모두가 그를 귀하게 여기는 이유이다.






제가 책을 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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