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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l 13. 2019

5. 마인드맵으로 글의 뼈대를 잡아라

8가지 글쓰기 비법- "삶과 연결 짓기 형식"의 6단계 과정 

   몇 년 전이었다. 저녁 무렵에 어머니 본인이 치과 의사인 분이 상담을 왔다. 세련되고 당당한 모습이어서 첫눈에도 남달라 보였다. 자신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못해 본 적이 없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중1. 중2 형제를 두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공부가 힘들다고 하는데 자신은 도통 이해하지를 못하겠노라고. 공부하는 게 왜 어렵냐고 오히려 반문을 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화나는 일은 아이의 성적으로 부모까지 재단하려는 이 사회가 너무 싫단다. 학부모 간담회를 가면 공부 잘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의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는 그 분위기를 더는 못 견디겠단다. 그동안 공부 못하는 아들을 두어 단단히 설움을 당했는지 하소연이 끝이질 않았다.


   학부모 본인은 직장 생활하느라 또래 엄마들이랑 연결 고리가 별로 없었다. 같은 아파트에 자주 마주치던 엄마가 마침 중1, 중2 아들을 두었다. 차도 대접하고 밥도 같이 먹으며 나름 노력을 많이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터놓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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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자매보다도 더 가까운 이들의 사이가 금이 가리라곤 아무도 예상을 못했다. 결정적인 사단은 아이들 논술팀을 꾸리면서 벌어졌다. 치과 의사의 아들만 쏙 빼놓고 논술을 시작한 거였다. 감쪽 같이 쉬쉬하면서 어떻게 자기 아이들만 할 수 있나고? 우리 아이들도 끼워 주지 그랬냐고 했더니


이웃집 친한 엄마 왈

  "자기 집 애들은 공부를 못하잖아! 그리고 자기는 일을 해서 그런지 애들 관리를 잘 못하더라."

그 소리에 자기는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단다.

   말을 하면서 그 상황이 바로 닥친 것처럼, 부르르 떨더니 급기야 눈이 충혈되더니 눈물이 맺혔다.

목소리마저 떨면서 "저는 우리 아들들, 이 나라를 뜨게 할 겁니다. 아이 성적으로 엄마인 나까지 자식 관리 못하는 무능한 여자로 만드는 이 사회를 내가 왕따 시켜버릴 거예요. 유학 보내기로 했어요. 그곳에서는 서양 고전을 수업 시간에 한다고 하니까 명작들로만 일정을 짜서 수업해주세요."


외국에서도 먹히는 마인드 맵


   학부모의 바람대로 인문고전수업을시작했다. 명작 소설뿐만 아니라 사설이나 칼럼 등을 활용하여 글쓰기 수업을 했는데 주로 마인드 맵으로 정리하면서 글을 쓰게 했다.

   

   시간이 지난 후 엄마의 계획대로 아이들은 유학을 갔고, 방학 때 한국에 들른 아이들의 모습은 이곳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밝고 활기찼다. 외국에서 마인드맵으로 공부한 노트를 가져왔는데 내가 가르쳐 주었던 그 방법 그대로였다.


   "이게 왜? 뭐가 특별해?" 했더니 외국에서도 마인드맵을 사용하기는 하는데 친구들이 하는 마인드 맵은 아주 단조롭단다. 그래서 자기들이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다고 했다. 영어를 잘 못해 주눅 들어 있었는데 마인드 맵 때문에 발표 기회가 많아졌고 , 그 덕에 영어도 빨리 늘고 친구들한테도 인정받아 학교생활에 금방 적응할 수 있어서 유학생활이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삶과 연결 짓기로 쓰기 역량 강화하기


   자유학기제의 시행으로 학교마다 문학 창작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 쓰기 교육의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을 쓸 일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학생들은 글쓰기의 모든 과정을 어려워한다. 글 쓰는 것을 엄두조차 못 내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잘 쓴다고 인정받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했다.


   이렇게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하는 비법이 있다. 아이들과 수업에서 글을 쓸 때는 자신의  "삶과 연결 짓기" 형식으로 쓰라고 한다.

"삶과 연결 짓기" 형식은 글쓰기에 좀 더 쉽게 다가가라는 의미에서,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라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글의 소재나 주제로 잡았으면 그 아이디어가 우리의 삶과 연관성을 갖도록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삶과 연결 짓기로 하는 글쓰기의 핵심이다. 삶과 연결 짓기 형식은 6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글의 소재는 학교에서 정해 주는 것을 활용하거나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1단계 '자유롭게 연상하기'에서는 그 소재에 대해 떠오르는 것을 적는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나 문장을 적으면 된다. 시간은 1~3분 정도 짧게 준다 


   2단계 '속성 찾기'에서는 그 소재가 지니고 있는 특성이나 성질을 집중적으로 찾는다. 이때 무조건 아이디어를 많이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가시적인 속성과 비가시적인 속성으로 나누어 찾는 연습을 한다. 왜냐하면 눈에 보이는 특성에만 주의를 기울이면 깊이 있는 생각까지 도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속성을 찾을 때는 먼저 친숙한 이미지와 소재를 연결한다. 그런 다음 좀 더 낯선 이미지를 떠올려 속성 찾기를 한다.


   3단계 '비슷한 것끼리 연관 짓기'는 2단계에서 찾은 아이디어들과 유사한 것들을 연결해 공통점을 찾아보는 과정이다. 서로 연관 지을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찾아서 확장하고 구체화한다. 대상 간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낯설어져서 창의적 발상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삶과 연결 짓기" 형식의 6단계 과정

 

   4단계 '삶과 연결 짓기'는 3단계에서 찾은 공통의 분모들이 우리 삶과 어떤 연결점을 갖고 있는지 삶의 문제에 대입해 보는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자유롭게 연상된 것들은 2단계 속성 찾기와 3단계 비슷한 것 끼리 연관 짓기로 구체화되어 창작과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의 중심 생각인 주제가 드러나거나 가치관이 표현된다. 자신의 삶과 연결 지어 주제를 형상화시키다 보니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력 또한 깊어지게 된다. 자신과 타인의 삶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보편성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창작의 승패가 결정된다.


   5단계 '뼈대 잡기'에서는 1~4 단계 과정에서 나온 생각을 토대로 쓰고자 하는 글의 뼈대를 잡는다. 이때도 가능하면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좋다 뼈대 잡기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글을 썼을 때는 글이 산만하게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글이 통일성을 갖고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단계인 6단계 '집필하기'는 5 단계의 '뼈대 잡기'를 바탕으로 앞 단계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필요한 것들을 선택해 글을 쓰는 과정이다.



글쓰기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삶과 연결 짓기 실전 연습



   삶과 연결 짓기 형식을 활용하여 글을 쓰면 창작할 때 아이디어를 생성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삶과 연결 짓기의 6단계 형식을 따라가다 보면 아주 수월하게 생각이 떠오르면서 글쓰기로 연결된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하며 손을 놓고 있었던 아이들도 다양한 쓸거리를 생각해 낸다. 그것을 바탕으로 거뜬하게 한 편의 글을 써낸다.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 또한 자연스럽게 붙는다.


   다음은 '다이어리'를 소재로 삶과 연결 짓기 형식으로 쓴 글이다.


3 Ways to Write a Diary Without Getting Bored - wikihow.com



 1단계 -자유롭게 연상하기

두껍다, 장정, 숫자, 계획표, 달력, 다짐, 성공, 공부, 추억, 웃음, 돈


2단계 - 속성 찾기   

* 가시적 속성:

 두꺼운 장정으로 되어 있다, 딱딱하다, 작은 것 큰 것 종류가 다양하다, 첫 장에 1년 치 달력이 있다, 삼색 볼   펜, 채우다 만 것이 많다, 월간. 주간. 일간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삼색 볼펜으로 사용한다.

* 비가시적 속성:

성공한 사람들의 이미지가 있다(다이어리로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한다), 

공부 시간표에는 열정과 노력이 묻어 있다.


3단계-비슷한 것끼리 연관 짓기

  *종류별로 구분된 사과 * 두꺼운 장정의 책 * 끈이 달린 메모 기록장 *원간-주간-일일 식단표

  * 채우다 만 독서록 노트 * 성공한 사람들의 일정표 * 여행의 추억이 담긴 기록 * 성공 프로젝트의 주인공

  * 기계적 인간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 무리한 계획의 살 빼기 실패


4단계- 삶과 연결 짓기

*새해가 되면 결심하는 것(다이어트, 영어 공부, 인문 고전 읽기 * 스마트폰 덜 쓰기

* 채우다 만 독서록 노트도 반복하다 보면 그 양도 무시 못할 것

* 일간-주간-월간 계획표처럼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

* 종류별로 구분이 되는 사과처럼 사람마다 지닌 성품이 다름

* 성공한 사람들의 일정표를 본보기로 삼아서 따라 하다 보면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5단계-뼈대 잡기

다이어리 * 새해의 결심

           -운동하며 다이어트

           -인문 고전 읽기

           -스마트폰 덜하기

          * 결심의 실패

           - 작심삼일: 채우다 만 독서록

           -다이어트

           -고전 읽기 모두 중도 하차

          * 실패한 횟수만큼의 성장

          -일간-주간-월간 계획표처럼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

          -스마트폰 덜 쓰기

          -채우다 만 독서록 노트도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이나마 성장하고 있을 것

          - 성공한 사람들의 일정표를 본보기 삼아서 따라 하다 보면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종류별로 구분이 되는 사과처럼 사람마다 지닌 성품이 다름


6단계-집필하기


  

    <<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라는 책도 있듯이 새해만 되면 마음을 다잡고 결심한다. 밥도 조금만 먹고 운동 열심히 해서 살 좀 빼야지, 저녁에 야식 안 먹어야지 하면서 다이어트하겠다고 결심을 한다. 스마트폰을 친구처럼 곁에 두고 있다 보니 그동안 시간 낭비가 많다. SNS뿐만 아니라 웹툰도 많이 봐서 부모님께 야단도 맞는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덜 해야지 하며 굳은 결심을 한다.


   국어력은 책을 많이 읽어야 생긴다고 하니 새해부터는 고전을 독파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읽은 책은 생기부에도 올릴 수 있고, 국어 성적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하지만 '작심삼일'이라고 야식에 대한 미련 때문에 다이어트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그렇다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늦잠 자서 운동 시간을 놓치기 일쑤이고 학원 숙제 때문에 마음 편하게 운동도 하지 못한다.


   스마트폰도 중단하려고 했더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이 궁금해서 집중이 안 된다. 즐겨보던 웹툰도 그립고, 이러한 것들을 한 하려니 공부하려는 의욕도 안 생기고 의지도 약해지는 것 같다.


   인문 고전을 읽겠다고 호기롭게 계획은 세웠는데 책이 재미없다. 두껍기도 한 데다 지루하다. 배경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어렵기까지 하다. 그동안 독서를 너무 안 한 결과가 이런 건 가 싶어 절망스럽다.


   살배기는 실패했고, 스마트폰도 여전히 내 손안에 있다. 고전 읽기도 중도에 하차해 반만 채운 독서록만 남았다. 모두 작심삼일에 끝나 버렸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실패한 횟수만큼의 성장이 있지 않았을까. 일간-주간-월간 계획표처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다 보면 비록 실패했더라도 자신이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시 계획을 세워 실천을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폰 덜 쓰겠다고 결심만 할 게 아니라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환경을 설정해 놓으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줄어들 거라 기대한다. 비록 채우다 만 독서록 노프라도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이나마 성장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일정표를 본보기 삼아서 따라 하다 보면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고.


   종류별로 구분이 되는 사과처럼 사람 마다 지니 성품이 다르다. 결심을 정확하게 실행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실패하더라도 반복해서 결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디더라도 차근차근 그 결심들을 실행해 나간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하찮고 사소하게 보이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성장을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 책을 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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