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손바닥 밖이다

by 진순희

부처님 손바닥 밖이다


진순희



詩라는 절집이란다

말씀을 모시고 산다기에

내 마음 닦아보려 드나들었네

뼈 없는 말들, 쥐락펴락

갖고 노는 줄 알았는데

이런, 부처님 손바닥에 갇혔네

나를 갖고 논다



행과 행간

다가가면 물러서는 것 같지만

잡힐 듯 보여줄 듯

뒷걸음치다 어느새 성큼 다가와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몸과 마음 모두 녹초가 될 때쯤

슬며시 내 안에 들어앉는

시 한 편



첫 행부터

다시 읽어도 나를 목메게 한다

이 시는 누가 쓴 것인가

하늘 구름 바람인가

내 나이 내 주름이 내 상처가

시의 도피안倒彼岸으로 데려다 준 것인가



그래, 고정관념이라는 접시를 깨자

시는 부처님 손바닥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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