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라는 절집이란다
말씀을 모시고 산다기에
내 마음 닦아보려 드나들었네
뼈 없는 말들, 쥐락펴락
갖고 노는 줄 알았는데
이런, 부처님 손바닥에 갇혔네
나를 갖고 논다
행과 행간
다가가면 물러서는 것 같지만
잡힐 듯 보여줄 듯
뒷걸음치다 어느새 성큼 다가와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몸과 마음 모두 녹초가 될 때쯤
슬며시 내 안에 들어앉는
시 한 편
첫 행부터
다시 읽어도 나를 목메게 한다
이 시는 누가 쓴 것인가
하늘 구름 바람인가
내 나이 내 주름이 내 상처가
시의 도피안倒彼岸으로 데려다 준 것인가
그래, 고정관념이라는 접시를 깨자
시는 부처님 손바닥 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