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꽃들의 이름을 불러보면

by 진순희

지는 꽃들의 이름을 불러보면


진순희



나무 발치에

봄꽃들 수북히 누워있다

필 새 없이 흔들리며 꽃비 뿌리더니

훌쩍 우리 곁을 떠나는 봄

꿈 퍼주듯 환하게 물들여 놓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다는 듯 길 떠난다


천지를 삼킨 자는

표연히 생을 놓을 수 있을까

독배 앞에도 흔들림 없던 소크라테스

아데네 노 철학자와 한 끼 식사로

자기의 전부를 맞바꾸겠다던 잡스도

한 시절 꽃처럼 지나갔지

오늘의 삶과 미래에 영감을 주고

지구라는 푸른 별을 떠났네


가는 꽃 불러 세워

감사장이라도 하나 써주고 싶다

너의 향기에 감사하고

너의 웃음에 감사한다

한 줌 미진함도 없이 가는

너는 이 땅의 히어로

강철 같은 믿음으로 열매까지 남겼구나


지는 꽃들의 이름을 불러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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