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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n 25. 2020

해변에서 일하는 시대,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볼까요.

- 『레버리지』 하라!

추억 속의 클로드 볼링과 김광민   

  

수십 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교수 신분인 피아니스트 김광민 씨가 버클리를 졸업하고 바로 모 방송국에서 공연이 있었다. 클로드 볼링 Claude Bolling의  <아일랜드의 여인 Irlandaise >을 비롯한 뉴에이지 음악 연주가 있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접했다. 클로드 볼링도 클로드 볼링이지만 버클리에서의 눈부신 활동 상황을 한국에 전한 젊은 피아니스트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하지만 보고 싶은 열망에 비해 가진 돈이 없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인데 너무나 그 공연이 보고 싶었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게 방송국에 엽서를 보내는 것이었다. 우리 아이들한테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고 들려주고 싶다, 그런 기회가 내게 올 수 있는 행운이 혹시 없는지, 참석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이 없겠다, 문화 저변을 넓히는 일임은 물론 어릴 때부터 이런 문화를 접한 우리 아이들과 같은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라는 등등 구구절절 마음을 담아 엽서에 빼곡히 써서 보냈다. 우리 집 전화번호를 남겨놓고 우체국으로 달려갔다.    

  

솔직히 크게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정확히 이틀 있다가 담당 PD라는 분한테 전화가 왔다. 공연에 참석할 수 있는 표를 준비하겠노라고. 깜짝 놀라서 정말이냐고 몇 번을 되물었더니 전화기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함께 오실 분이 더 있으시냐며 이웃분들이랑 함께 오라고 여유 있게 마련하겠노라고 했다.      



신바람이 나서 나를 포함한 우리 아이 친구들 엄마 4명이랑 아이들 10명이 여의도로 출발을 했다. 약속대로 매표소에 티켓 15장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위치도 감상하기에 딱 좋은 중앙의 자리를 줬다. 캄캄한 가운데 불이 켜지자 자그마한 체구의 피아니스트가 보였다. 똘똘이 스머프처럼 얌전해 보이는 김광민 씨의 모습이 불빛에 반짝였다. 공연에 참석하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우리 집에서 클로드 볼링의 연주곡들을 몇 번씩 듣고 느낌을 말해보게 하는 시간도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의 기회가 얼마나 대단하고 귀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여러 번 듣고 익숙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그 또래 아이들 답지 않게 떠들지도 않고 울트라 초집중 상태로 봤다. 옆에 앉은 형민이를 힐끗 쳐다보니 허리를 꼿꼿이 세워서 무대를 뚫어지라 보고 있었다. 피아니스트의 꿈을 지니고 있어서 더욱 그러했으리라. 같이 간 엄마들도 00 엄마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린다고 엄청 좋아들 했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의 아빠와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클로드 볼링과 피아니스트 김광민 씨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지금의 논술 선생으로, 책 쓰기 선생으로서의 직업을 갖게 된 것도 이러한 활동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음악 공연이든 미술 전시회든 책이든 놓치지 않고 열심히 듣고 보고 읽었다. 디딤돌 같은 지렛대가 있어서 그랬는지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노력’이라는 발판으로 삼아 지금을 이루어냈다면 『레버리지』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말을 한다. 은행이나 다른 사람을 지렛대 삼아 성공하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다른 사람의 재능이든 시간이든 아웃소싱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으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생각의 전환, 레버리지     


<책 소개>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평범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있단다. 자본주의를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을 『레버리지』를 통해 얻기를 바라고 있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자영업자가 하는 실수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하려는 태도이다. 자신의 몸값만이 가장 헐값에 쓸 수 있기에, 또는 사업 초기에는 자본이 짧기에 어쩔 수 없이 혼자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의 저자 롭 무어는 “시간, 돈, 자원, 아이디어를 통제하는 법을 숙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레버리지는 “시간과 자유를 지키며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며 “사회적 지위는 레버리지를 얼만큼 구축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고한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의 자유를 얻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한 필요조건은 다름 아닌 경제적 자유이다.      

오프라 윈프리의 “저는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누가 그 미래를 결정하는지는 압니다.”처럼 ‘자기 방식의 삶’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품었던 명확한 비전을 다시 끄집어낼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 전략은 올바른 비전, 방향, 행동 계획을 만들어내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이며, 시스템이 당신과 조화를 이루면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따라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장치다. 많은 사람이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던 이유를 잊어버리고 일의 노예가 된다. 그들은 단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일 중독에 빠지고 비전을 잊어버린다. 어려움에 직면해서 고착 상태에 빠졌을 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명확한 비전이다. 레버리지는 당신의 비전과 업무 수행을 계속 점검하고, 평가하고, 개선하게 한다.     
-『레버리지』, 44쪽


인간은 누구나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의지나 계획에 의해 살아지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타인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려면 롭 무어가 제안하는 VVKIK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V(value 가치), V(vision 비전), K(key result area 핵심 결과 영역), I(income generating task 소득 창출 업무), K(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지표) 등을 이용해 레버리지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     


VVKIK 전략을 거칠게나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의 가치는 오직 나의 것이기에 명확한 비전을 갖고 핵심 결과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최대의 이익은 물론 최소의 낭비를 막기 위해 적절한 시간을 들여 최대의 소득을 내는 소득창출 업무에 집중한다. 핵심 결과 영역과 소득 창출 업무의 운영이 올바른 결과를 내고 있는지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성과지표이다. 이러한 피드백은 실패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만들기에 레버리지에 이바지하는 효과가 있다.      


롭 무어는 레버리지를 만드는 첩경으로 ‘지식과 파트너십과 시간과 레버리지 일지’를 이야기한다.      


1. 지식


나에게 투자하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 길은 남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기에 독서와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워런 버핏의 팁과 관련된 타임지 기사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자신에게 최대한 많이 투자하라. 당신은 당신의 가장 큰 자산이다.
-84쪽  

   

2. 파트너십


레버리지의 핵심은 아웃소싱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자들과 성공하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코치, 멘토, 네트워크에 많은 투자”를 한단다. 지혜롭게도 다른 사람들의 기술을 활용한다.

빌 게이츠의 ‘부자가 되는 것에 관한 열 가지 팁’의 하나가 바로 ‘파트너십을 맺어라’이다. 빌 게이츠는 워런 버핏에게서, 워런 버핏은 『현명한 투자자』를 쓴 벤자민 그레이엄에게서, 조지 소로스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쓴 칼 포퍼에게서, 마크 저커버그는 스티브 잡스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3. 시간


부자들이 괜히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들은 낮은 가치의 일들은 레버리지한다. 자신의 소득 창출 가치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해 자기의  소득 창출 가치를 높인다. 일례로 1억 7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봅은 중국의 아웃소싱 업체에 3500만 원을 지불하고 1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기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레버리지하고 시간을 벌었다.  그 남는 시간으로 다른 회사와도 계약을 맺고,  아웃소싱 업체에 업무를 의뢰하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시간은 투자되거나 낭비된다는 사실을 인식해 근로 시간당 생산량을 의미하는 소득 창출 가치(IGV)를 계산한다. 그 계산을 토대로 얼마나 버는지를 확인한 후에는 일을 할 것인지 위임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소득 창출 가치를 초과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이면 시간 투자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타인에게 맡긴다.      


4. 레버리지 일지


공부할 때 데일리 리포트 쓰는 것처럼 하루 동안 한 일을 시간 단위로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그 시간 동안에 한 일을 기록하고 소득을 창출한 업무 기록 옆에 소득 창출 업무 IGT라고 적는다. 2주 간격으로 자신의 시간 중에 몇 퍼센트가 소득 창출 업무에 사용됐는지 계산한다.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 부분이 파악됐으면 소득 창출 업무를 중심으로 실행하고 다른 업무는 위임하거나 배제한다. 이렇게 하면 최소의 낭비로 최대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레버리지를 얻을 수 있다.

         

『레버리지』에서 부의 격차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중 외국어 배우기와 독서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오디오로 듣고  ‘무의식 속에 스며들게’하는 방법을 말하면서 그 나라에 가서는 직접 사람을 대하며 해당 언어를 사용해보도록 권한다.

독서는 ‘ 책을 먹는다’할 정도로 속독을 하며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읽는 것을 안내하고 있다. 평균 5시간씩 오디오북을 들으며 109권의 책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는 대목이 압권이었다.   

   


바야흐로 레버리지의 시대다.     

 

레버리지 라이프는 열정과 직업을 균형 있게 통합하고, 어느 한쪽이 지나친 희생을 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고양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행복과 슬픔의 균형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중복과 낭비를 줄이고, 시간 낭비를 최소화함으로써 은퇴를 뒤로 미루지 않고 지속적으로 짧은 은퇴를 즐기는 것이다.   

-『레버리지』,  244쪽     


책을 다 읽고 나면 레버리지라는 것이 일과 삶의 균형 두 가지를 다 성취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희생하는 것은 아니라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비즈니스도 할 수 있음을 뜻한다.      

강조하자면 레버리지는 다른 사람들의 시간과 경험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아웃 소싱하는 것이다.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 경제적 자유는 물론 시간의 자유를 얻는 것, 이것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일이다.  


선택의 시간이 왔다!

레버리지 할 것인지, 아니면 레버리지 당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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