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자리로 산다는 것

거추장스런 갈기털일랑은 수사자에게 내던져 버렸다

by 진순희

사자자리로 산다는 것


진순희



십중팔구

내가 속한 그룹의 리더가 될 것이다

어릴 때부터 귀 아프게 들었다

나서기 좋아하는 나는

무솔리니도 피델 카스트로와도 같은 별자리다


내가 모니터를 켜자

화면 가득 은하계가 펼쳐진다

그 중 사자별자리가 나에게 뛰어든다

전생의 암수가 만난 듯

물고 빨고 참말로 가관이다

세상의 눈은 어둡고 입은 집요하다

내가 나른한 하품만 해도

발톱을 숨겼다고 몰아세운다

뒷배 감추었다 씹으며

온갖 풍문의 혜성들로 무성하다

사자도 상처를 받는다

한번 물려 지나간 잇자국이 깊다

속이 상해 버린 사자자리

뭇 별들의 귀퉁이에서 깜박인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혼자만의 고독이다


몇 해 전부터

거추장스런 갈기털일랑은

수사자에게 내던져 버렸다

가젤을 쫒는 암사자

나는 백만 보 타이머를 장착했다

뛰기 위해 달린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 것이다




캡처2.PNG 출처: https://yourfortune.tistory.com/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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