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철길

풍경에도 짝이 있다

by 진순희

해바라기 철길


진순희



풍경에도 짝이 있다

달리던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여름이

협궤열차 철길을 따라 퍼져나간다

빠져나간 침목은 헐렁한데

해바라기는 제 속을 꽉꽉 채운다

저 절반의 거짓말에 홀린 벌은

커다란 얼굴을 빙빙 돌고

꽃가루가 번져 꽃잎은 크게 확대되었다

적막마저 녹슨 철로변

샛노란 애송이 해바라기만 소란하다

군락을 이룬 아찔한 현기증들

이해받지 못한 사랑 앞에 좌절한

고흐의 해바라기처럼

끝없는 열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어긋난 사랑에

철길은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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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blog.daum.net/theway2417/1661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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