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지 이런 희망의 말에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진순희
독설과 칭찬이 오가는 서바이벌 오디션
열창을 뿜어낸 무명가수의
입술은 바짝 말라있다
연습의 무게를 달아보는 심사위원들
정성껏 차려진 성찬을 맛본다
덜어내거나 더해야하는 맛들
감별한 맛들이 저마다 다르다
칭찬에 주린 아이처럼 대답을 기다리는 응시자들
쏟아지는 가혹한 심사평에
슈퍼스타의 꿈은 멀어지고
짧은 순간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혹평을 하며 질타를 하다가도
“어쨌든 잘했어요”
훈훈하게 마무리를 짓는 노련한 혀
팍팍하고 마른 삶에 고명처럼 얹어주는 한 마디
어찌됐던 잘 하고 있네요
좋습니다
여하튼지,
이런 희망의 말에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