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 나를 보살펴주렴. please...
“만일 머리카락 한 올을 뽑아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면, 그리 하시겠습니까?”
나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인간 개념은 있을 수 없다. 나 자신을 제외하는 이론은 그 자체에 본질적인 모순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성서의 말에 표현된 사상은 자기 자신의 통합성과 특이성에 대한 존경이 다른 개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과 이해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자신의 자아에 대한 사랑은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90쪽
엄마 공부해야 돼. 공부하고 싶어. 그러려면 너희들이 자기 할 일을 잘해줘야만 해. 엄마가 도서관에 가 있을 때, 학교 수업 듣다가 너희들을 보살피러 올 수는 없잖아. 내가 너희를 보살폈듯이 나도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 나를 보살펴주렴. please...
교수님: 남편분은 무얼 하시나?
나: 한량입니다. 사진작가 일을 하면서 충무로에 스튜디오도 갖고 있긴 하나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 하는 사람입니다. 다정다감하긴 하지요. 그거 하나는 잘하지요. 돈 하고 인연이 없어서 그렇지 나름 괜찮은 사람입니다. 교수님! 제가 가장입니다.
그냥 담담하게 말했다.
교수님: (갑자기 측은한 눈빛으로) 아, 아이구. 그러시군.
만일 나의 이웃을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것이 덕이라면, 나 역시 인간이므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악덕이 아니라 미덕이어야 한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