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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Oct 06. 2020

브런치 작가, 여러 번 떨어졌다구요

나의 핵심 능력은 ‘일벌이기’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남들이 보는 나의 핵심 능력이 궁금하다면”을 테스트한 결과 나의 핵심능력은 “일벌이기”로 '워커홀릭 야근 요정'으로  나왔다.


워커홀릭 야근 요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큰 그림을 다양한 전략으로 이뤄가는 ‘창의적인 능력자입니다. 생각한 바를 이루기 위한 일을 벌이는 것이 당신의 핵심능력이죠. 벌인 일을 수습하기 위해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하는 운명입니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고 내 능력의 소울 메이트는 “방구석 몽상가”로 나타났다.    


          

https://mypower.spacecloud.kr/likeit.html



나의 핵심능력인 ‘일벌이기’는 성격과 관련이 있을까?

Big Five 성격이론 중의 친화성이 15가 나올 정도로 친화성 점수가 매우 높다.

친화성이 높은 사람이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사회에 봉사한다며, 친화성이 높은 사람이 정녕 좋은 것인지 『성격의 탄생』의 저자 대니얼 네틀은 의문을 제기를 한다.    

  

대니얼 네틀에 따르면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을 존중하는 것을 선호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보면 좋은 일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한 개인에게 친화성이 높은 것이 정말로 ‘좋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윈주의적인 생존과 번식의 차원에서 볼 때도 친화성이 높은 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다윈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분명한 일탈 현상인 친사회성이 왜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것일까?      



완전한 설명이 나온 건 아니지만 서로 어울리는 데 따른 혜택은 많지만, 추방당하는 데 따른 비용이 매우 크다는 것과 작고 항구적인 사회집단에서 서로 협동하며 살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좋은 집단 구성원이라는 것과 반사회적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아야 보상을 받는다. ‘타인의 이익’을 돌보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특이한 상황이다.       


타인 존중을 하는 친사회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개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치명적이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핵심능력이 ‘일벌이기’가 나와서 내심 뜨끔했다.

남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하면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처리하려고 마음을 먹음과 동시에 행동까지 같이 해버린다.      


이번 서울문화재단에서 팝콘스라는 <하루 5분 콘텐츠> 만들어서 인증하는 것을 한 달간 꾸준히 했다. 모임방의 한 분이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00 일지라는 것으로 발행을 했다. 한 달 내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한 달이 끝난 뒤에도 글을 올리고 있어 “이번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응모하실 거죠” 했더니 브런치 작가 번번이 떨어져서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카톡에 올라왔다.      


00님 지금 콘텐츠로 지원하시면 바로 붙는다고 펌프질을 했다.

여행이나 책 서평 같은 거로 하면 경쟁력이 없구요, 지금의 00 일지는 독특한 경험이어서 충분히 된다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말을 믿으셔야 한다고, 00 일지를 브런치에 들여놓으셔야 한다고 응원을 했다.     





조금 있다가 개인 톡으로 연락이 왔다. 사실은 지원했다며 지원한 양식을 보내왔다. 살펴보니 충분히 될 거라서 얼른 답문을 썼다.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 만일 이번에 좋은 소식이 없으면 제가 돕겠노라고.
남들 잘 되게 하는 데 선수니까 걱정 마시라고.” 카톡을 보냈다.


     

추석 연휴기간에 브런치에 지원한 거라서 월요일이면 기쁨의 소식을 받을 수가 있겠다고 말을 했는데 정말로

오늘 브런치 작가로 선정됐다는 메일이 올라왔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를 올려놓고는

 “저 쫌 울고 올게요.”라는 멘트가 달렸다.




나중에 개인 카톡이 왔기에 이런 기쁨의 소식은 전화로 말해야 되는 거라며 통화를 했다.

이번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넣을 30 꼭지도 00 일지랑 00 일기를 5:1로 30 꼭지를 구성하면 읽는 데도 질리지 않고 아마 상도 거머쥘 수 있을 거라고 목차 구성하는 것도 알려줬다.

10월 말까지 30 꼭지 다 마무리하고 15일에서 20일 정도 첨삭하며 피드백받아 투고하면 좋은 소식 올 거니까 일단 쓰는 데 집중하자고, 글이 좋아서 출판사에서도 콜이 올 것 같다며 즐겁게 얘기를 했다.



마음담론에도 브런치 작가 지원할 사람이 몇 분 있는데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렸다.

“아니, 그걸 왜 떨어지나 싶은 게” 오지랖 넓게 다른 분들도 브런치 지원하라고 마구마구 부추겼다. 마담의 학인들 중 브런치 작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상대로 <브런치 작가 되기> 줌 수업을 한 번 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조금만 도와주면 자신의 생각들을 브런치에 펼쳐놓을 수 있을 텐테 “아휴 저걸 왜 못하고들 있는지” 싶은 게 안타까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나의 핵심 능력은 “일벌이기”가 맞나 보다.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해 있으면,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그걸 참지 못하고 쪼르르 나선다. 국어를 가르치는 데도 한국사나 통합 사회  암기하는 데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으면 그걸 못 참아 내고 얼른 나서서 설명을 해주고 프린트로 출력해서 시험 보게 하고 생 난리를 친다.

“아니, 왜 저게 뭐 대단한 거라고 암기를 못하나” 싶어서 암기하는 법이나 노트 정리하는 법을 나서서 가르치고 확인하고 부산을 떤다.    


  

제2 외국어로 중국어 일어 시험 보는 고등학생 아이들도 자습서 보고 가르친다. MP3도 다운로드하여서 설명하고 내신 코치에 들어가 기출문제 풀게 한 다음 본문 암기시킨다. 내일 시험 보는데 본문을 다 외울 시간이 없으니까 출판사가 같은 학교들 기출문제를 출력해서 유형 분석을 한다. 그렇게 하고 나면 시험공부를 어떻게 할지 어디 부분을 암기해야 할지 공부해야 할 범위가 정해진다. 아이들에게도 공부를 스마트하게 해야지 석기시대처럼 우직하게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라고 다음번에도 이렇게 시험공부하는 거라고 조언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일에 파묻혀서 늘 헉헉대며 산다.


    

함께 일을 하는 며느리 말이 5년 전에 수업을 관두실 줄 알았단다. 아이들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 보면 그간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바깥에서 어머님 대단하다고 하지 않으셔요? 하기에 대단하긴 뭘? 했더니 나 같은 경우는 드문 케이스라며 매번 감탄스럽단다.


아무튼 친화성이 높은 것이 좋은 지 어떤 지는 몰라도 타인의 입장에 급 공감을 해서 그들의 어려움이 내게로 전해져 오면 안타까워서 참아내 지를 못한다. 타인 존중을 너무 해서 조금 조절을 하려고 하는 데 잘 안 되고 있다.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


『성격의 탄생』에 따르면 애석하게도 첫 번 째 범주인 성격특성 수치는 크게 변하지 않는단다. 가장 외향적인 십 대가 가장 외향적인 성인이 되고, 전체적 분포는 성인이 될수록 친화성과 성실성은 높아지고 외향성 개방성 신경성은 낮아진다. 왜 아니겠는가. 외향성과 개방성과 관련된 야망, 창조성, 탐구성, 경쟁성이 늙어서도 왕성하다면 조금 민망할 것 같기는 하다.   

   

두 번째 범주인 ‘독특한 행동 패턴’은 성격 수치보다 변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일례로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이 오토바이가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보다 덜 위험한 다른 다이내믹한 일과 같은 대안적인 행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      


세 번째 범주인 ‘주관적인 라이프스토리’는 더욱 쉽게 바꿀 수 있다. 

어떤 객관적인 상황이 있을 때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것을 보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이 책의 긍정적인 메시지는 어쨌거나 성격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한다. 5대 성격 특성 모두가 그 수치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에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장점을 극대화해서 사는 수밖에 없단다. 더 좋거나 더 나쁜 성격이란 없다.     



저자의 희망적인 말로 마무리를 한다.      


본질적으로 더 좋거나 더 나쁜 성격이란 없다.
문제는 자신이 물려받은 성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행동 패턴을 찾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여러분의 성격은 버려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기 계발의 토대가 되는 소중한 자원이다.(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기만 하면)

- 『성격의 탄생』, 278쪽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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