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산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은 날

지금 이 순간이 꽃이고 한창이라는 것을 , 너는 모르리

by 진순희



선생님은 다 산 사람이라 할 게 없잖아요!


이런 맹랑한 소리를 들은 날이다.



수학 학원 갔다 온 중3 여학생 민지가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한 말이다.

잘못 들었나 싶어


방금 뭐라고 했지? 했더니


맞잖아요. 나처럼 대학 갈 걱정 안 해도 되고

할 게 없는 사람이잖아요.


할 게 없다고?



제가 틀린 말 한 게 아니잖아요.

대학도 졸업하고 선생님이 할 게 뭐가 있어요.

다 이루었잖아요.


이 여학생은 전에도 자기는 80년 생 이후 출생한 사람은 다 '노인'으로 본다고 해서 나를 황망하게 했던 친구다.


아이의 말을 듣고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은 나와서 대학 갈 걱정 안 하는 건 맞지만

다 산 사람이라 할 게 없다는 말은 틀리다.

젊은 날보다 지금, 오히려 더 바쁘게 살고 있다.

다 산 사람이라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걱정할 수준이다.



위즈덤하우스의 서평단으로, 미래의 창의 미래북 살롱 3 기로 활동 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108일 글쓰기에 들어가매일 글을 써내고, 몇 개의 독서 모임 활동도 하고 있다.



선정 도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발제도 해야 하고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과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서평으로도 써내야 한다. 그것도 이번 주 안에 말이다.


며칠 전에는 책마루 동네 배움터에서 하는

선정 도서 『스토너』도 읽고 글로도 써냈다.


수업은 수업대로 하면서

월요일에는 강창래 선생님의 “위반하는 글쓰기”

화요일에는 이석현 선생님의 에세이 쓰기와, 박권일 기자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목요일에는 이석현 선생님의 책마루 동네 배움터에서 인문고전 읽기

토요일에는 시 한 편 제출

일요일에는 나코리님의 마음담론-심리학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7개월 과정의 공대생의 심야 서재에서 하는 <콘텐츠 탐구반>에 들어가
주 3일 모닝 페이퍼를 쓰고 있다.


매일매일 책을 읽고 인증하는 '일과 삶님'의 <매일 독서습관>과

매일 글 한 편 써서 발행하는 공심님의 <매일 쓰다 보면>

박요철 님의 <황홀한 글감옥>에 글을 올리고 있다.

'화몽님'의 <간헐적 단식> 커뮤니티에 들어가 14시간 간단 생활을 하며

시간을 쪼개서 살아내고 있다.



내년 12월에는 하와이의 퍼시픽대학의 ESL 과정도 등록할 거라 SDA 다니려고 20일에 테스트받기로 예약도 해놓은 상태다. 주 4회 수업을 들으며 걸어서 왔다 갔다 하면, 만 보는 무난히 채워 운동도 하며 영어 공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리게 될 것이다.


어제는 두 번째 책의 원고를 출판사로부터 피드백받은 거를 새벽 4시까지 작업했다.

이미지 파일까지 다 첨부해 마무리해서 보냈다.

이번 주는 콩 튀듯 팥 튀듯 하며 동동거리며 살았는데, 다 산 사람이라 할 게 없다니.


이번 주만이 아니다. 이번 달은 정말 숨 넘어가듯 살아내야 한다.

브런치 프로젝트에 나머지 14편 글 써서 말일까지 마감해야 하고,

간헐적 단식 모임과 걷기 모임에 매일매일

하루 만 보 인증 샷도 해야 하고 매일 읽고 써내야 한다.


요 며칠 외국에서 살다온 학생이 두 명이나 새로 들어와 수업 교안도 특별하게 짜야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처럼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겨도 타격을 받지 않을 인디펜던트 워커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비 대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언택트에서 온 택트로 넘어온 상태여서 디지털 테크닉을 갖추어야 되는 현실이 되었다. 발 빠르게 디지털 기술로 무장을 하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을 쏟으며 나만의 시나리오를 완성해가고 있는 중이다


하루의 루틴을 만들어 계획대로 잘 살아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나이나 지역을 떠나서 나만의 콘텐츠만 있으면 기회가 열려있는 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 살아서 할 게 없다는 사람"으로 비춰져 입맛이 씁쓸했다. 아무리 어린 친구지만 세상의 잣대가 나를 그렇게 본다는 시각에 마음이 서늘했다.



너 살아봐라.

지금 내 나이가 꽃봉오리인 것을

반듯이 알 게 될 날이 올 테니.




젖먹이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봉양할 시어머니가 계신 것도 아니다.

등록금 대 줄 어린 아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장성한 아들들만 있다.

지금 내게는.



손주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손주 보느라

발이,

마음이 묶여 있지도 않다.



내가 버는 돈은 진짜 내 것으로

환원되는 이 시간이

나를 얼마나 달콤하게 하고

신나게 하는지를.

너는 모르리.


지금의 내 나이가

꽃이고 한창이라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겠지.



"지금 내게는

이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민지야!

우이 씨! 나, 다 산 거 아니닷!.

잘 살아내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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