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회전이 사람 잡네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 호흡에 몰두한다

by 진순희

왜 일하는가


교세라의 명예회장 이나모리 가즈오는 『왜 일을 하는가』에서 일하는 의미에 대해 짧지만 강력하게 언급한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멋진 구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일로써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보다는 좀 더 풍요로운 내일을 위해 앞만보고 전력 질주하게 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식이라는 것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다. 경주마처럼 달리고 있다 보니 휴식은 다 이룬 다음에서나 누려야 될 것만 같아 후순위로 미루게 된다.


지금의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50대 중반정도가 되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와서 명상하며 시간을 자유롭게 쓰며 살아갈 줄 알았다. 예상과 달리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남의 시간에 얽매여 동동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원래는 독서 모임이 있었는데, 등록하러 온다는 학부모가 있어서 일정을 포기하고 들어갔다.


외부의 조건에 좌우되다보니 휴식다운 쉼을 제대로 잘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껏해야 시험이 끝난 주에 3박 4일이나 그것도 안 되면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 가는 게 고작이다. 아이들하고 복대기 치다 시험이 끝나면 스팀이 오른 머리를 쉬게 하기 위해 떠난다. 하루 정도 자유 시간이 있는 일정을 택해 팽팽한 고무줄 같은 생활을 느슨하게 만든다.


한껏 늘어지게 쉬다 온다. 그렇게 쉰다고 해서 방전된 배터리가 바로 충전이 되지 않듯이 쌓인 피로는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나갔다 오면 그나마 한 두 달은 견뎌내왔다. 오랜 세월 그렇게 해왔는데, 코로나로 지금은 그마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름 푹 쉬었다고 생각했는데도 피곤한 이유가 뇌가 공회전을 하고 있어서란다.

예일대에서 뇌과학을 연구한 구가야 아키라의 『최고의 휴식』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공회전하며 에너지를 쓰고 있단다.


뇌는 하는 일이 없어도 그냥 에너지를 쓴단다. 이 상태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하는데, 뇌 전체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60~80 퍼센트를 쓴다. 깨어있는 시간의 30~50 퍼 센트 가량을 과거 경험을 떠올리는 데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거나 공상, ‘마음 방랑’ mind-wandering을 하는 데 쓴다. 이렇게 에너지를 낭비하다 보니 뇌는 피로해지고, 몸은 피곤하다고 느끼게 된다. 이 '공회전'하는 에너지를 조절하기 하기 위한 방법이 마인드풀니스다.


이것은 뇌 휴식법으로 잘 알려진 대로 스티브 잡스가 심취했던 마음 챙김 명상이기도 하다. 그가 마인드풀니스에 열광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외부적인 스트레스에서 탈피해 자신의 본업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 마음의 휴식



뇌와 마음을 쉬게 해주는 마인드풀니스는 단순한 명상이 아니다. 책에 따르면 첨단 뇌과학과 정신의학으로 학문적 탐구를 하는 과학적인 휴식법이란다.

마인드풀니스의 대표적 선구자인 존 카밧진 John Kabat-zinn은 마인드풀니스를 ‘순간순간 주의의 장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및 감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판단을 더하지 않고 현재를 중심적으로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휴식』, 45쪽

마인드풀니스 스트레스 저감법은 쉽게 지치지 않는 긍정적인 뇌로 바꾸는 방법인데, 기존의 인지요법에 명상을 더한 것이다. 매사추세츠대학의 의대 교수인 존 카밧진이 구축한 이것은 현재를 의식하는 ‘마음 연습’을 말한다. 마인드풀니스를 하면 쉽게 지치지 않는 뇌를 만들 뿐만 아니라 마음 방랑을 멈추어 고도의 집중력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모든 피로와 스트레스는 과거와 미래에서 비롯된다. 지난 일에 연연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불안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평가나 판단을 더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최고의 휴식』, 62쪽



과도한 잡념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로 만들어 뇌를 피로하게 한다. 그 잡념이 있다는 것을 마인드풀니스를 하며 ‘알아차림’으로써 뇌를 쉬게 할 수 있다.



내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기


뇌를 휴식하게 하는 마인드풀니스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호흡에 집중하기’가 있다.

휴식休息의 어원을 살펴보면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하던 일을 멈추고, 코와 마음으로 호흡하며 쉬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결국 휴식이란 호흡과 관련이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잡념이 떠오를 때마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 호흡에 몰두한다.

책에서 언급한 대로 호흡은 ‘의식의 닻’이기에 마음이 동요되는 순간에도 호흡에만 집중해 ‘지금’에서 눈을 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현재인 지금’을 놓치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가 되어 뇌가 쉽게 지치게 되기 때문이다.



호흡하는 법을 거칠게나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조용한 곳에서 하루 5~10분 매일 호흡하며 하는 동안에는 그 호흡에만 집중한다.
잠들기 전에 5분씩 습관처럼 한다. 누워서 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호흡에 집중한다.
앉아서 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배는 편하게 호흡을 한다.


손은 허벅지 위에 두고, 발바닥은 지면에 붙이며 다리는 꼬지 않는다.
눈은 감거나 떠도 괜찮은데 뜰 경우는 2미터 정도 멀리 바라본다.
내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감각과 손이 허벅지에 닿는 감각을 느낀다.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감각 또 몸 전체가 지구에 당겨지는 중력도 느낀다.


호흡을 할 때, 들이마시면서 배와 가슴이 불룩해지는 느낌을 알아차린다.
숨을 내뱉으면서 배가 납작해지는 것을 느낀다.
잡념이 생길 때는 ‘지금 생각이 떠오르는구나’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들이마시고, 내뱉는 호흡에 집중하며 내 몸의 감각을 느낀다.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



최근에 『아티스트 웨이』를 읽었다. 걷기 명상하기 전에 눈 뜨자마자 모닝 페이퍼를 쓴다. 주로 걸으면서 호흡에 집중하는 걷기 명상을 하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나를 몰아치는 광풍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절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걱정이나 공상으로 뇌가 공회전을 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하루도, 나 자신에게 친절하기로 마음을 다잡아본다. 그동안 나 스스로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고 다그치기만 했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해 버터 플라이 허그를 하며 심호흡을 해본다.


데일 카네기의 글로 마무리를 한다.


“우리는 휴식이란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휴식은 곧 회복인 것이다.
짧은 시간의 휴식일지라도 회복시키는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큰 것이니
단 5분 동안이라도 휴식으로 피로를 풀어야 한다. ”


출처: Pix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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