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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an 05. 2021

우리 아이는 목표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요

목표 설정이란 것도 사실 본 것이 있어야 소망도 품는 법이다.

 그 오빠 진짜 잘생겼어요? 


집 가까운 중형마트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오후 2시쯤 됐을까. 물건을 다 사고 계산을 하려다가 종량제 봉투 대신 종이봉투를 달라고 했다. 봉투가 계산대 아래에 있었던지 계산을 하려던 청년이 허리를 숙이다가 아구구하며 신음 소리를 냈다.

아이고 저런 ~~ 젊은 사람이 벌써 그러시면 어떻게요 했더니 새벽 6시 출근이라 5시부터 집을 나선단다. 출근해서 물건들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작업이 힘들다고 했다. 지금쯤이면 녹초가 돼요 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했을 때, 했어야 했는데...
아휴 ~ 이렇게 힘들게 사네요
 하면서 가느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키도 훤칠하고 인물도 좋은 그 젊은 친구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결혼은 했을까? 아기는 있을까? 공부를 하고 싶어도 이제는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 건 아닐까 생각하면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쓰였다.      


공부는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줘야 될 것 같아 학원으로 와서는 아이들에게 방금 경험한 얘기를 해줬다. 잔소리 같지만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는 의무감을 갖고 말을 했다. 

대학만이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공부해야 할 시기에 공부를 해놔야 한다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것이 너희들 발목을 잡을까 봐 노파심에서 한마디 한다고 말을 했다.  많은 기회를 놓쳐서 후회하게 될까 봐, 좌절하게 될까 봐 그런다고 가만가만 얘기를 해줬다. 



웬일로 아이들이 시선을 고정한 채 잘 듣고 있었다. 내친김에 심각하게 말했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한다. 지금 공부를 선택하는 것도 너희고, 노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너 자신이다. 매사에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일장 연설을 하며 말을 끝냈다.   


   

다른 날과 달리 이상하게 아이들이 잘 듣는가 싶었다. 이야기를 마치자 듣고 있던 한 여학생이 진지하게 물었다. 근데 선생님 그 오빠 진짜 잘생겼어요? 진중하게 받아들이는 줄 알았더니 웬걸. “그 오빠 한 번 보러 우리 그 마트에 갔다 와서 수업하면 안 돼요” 한다.      


      

내적 동기를 만드는 영상 활용법       



목표 설정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간간히 써먹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바로 EBS 교육방송이다. 목표 설정은 사실 아이들의 학습과 관련된 것이기에 EBSI의 <공부의 왕도>를 많이 활용한다.     


 EBSI-http://m.ebsi.co.kr/lecture/lectureList.do?sbjt_id=11F0DQ0007



목표 설정이란 것도 사실 본 것이 있어야 소망도 품는 법이다. 요즘은 전에 보다도 오히려 경험의 폭이 좁아진 듯하다. 자녀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한 명 아니면 두 명 정도인 가정이 대부분이다. 살림이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또 소박하면 소박한 대로 부모들의 삶이 바쁘다. 매번 동화처럼 깜짝 이벤트로 다채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가정이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의 생활이 단조롭다. 학교에 가고 학원 다니는 것 그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아이들의 경험이 일천하다. 그래서 가능하면 배우러 오는 아이들에게 <공부의 왕도>  중에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 등을 선택해서 소개하고 있다. 어려움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무기력한 것도 해당된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무언가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아이들이 많다. 아니면 다른 것에 중독이 되어 제대로 공부를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공부의 왕도> 강의 목록 중에 <15회 1000 문장으로 영어를 정복하다>, <35회 공고생 서울대 가다, EBS 인강 100% 활용법>, <77회 게임 지존 입시 3관왕 되다>, <84회 꿈꾸는 소녀, 공부의 길을 찾다>, <99회 섬소년, 기적을 쓰다>, <100회 공부의 꿈 장애를 이기다>, <150회, 농촌 소년 희망>, <160회 비보이 공부에 미치다> 등을 시청하며 자신의 ‘현재 공부’ 상태를 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더 나아가 자극을 받아 내적 동기를 갖게 하려는 의도에서 자주 보게 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그동안 공부해놓은 것이 있어서 공부하기가 수월하다. 배경지식이 탄탄하게 쌓여있기에 다른 학생들보다 빠르고 쉽게 해낸다.

 <115회-1000 문장으로 영어를 정복하다>는 기초가 전혀 없는 학생이 문장을 통으로 암기해 읽기 쓰기 듣기를 유창하게 해서 고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EBS 측에서 그 학생의 대학 생활을 취재했는데 외국인 교수와 자유자재로 소통을 하고 있었다.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을 노트에 적어서 내용이 정확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도 볼 수 있었다. 외국인 교수는 학생이 수업을 100% 다 이해하고 소화했다며 훌륭한 학생이라는 인터뷰를 했다. 통문장 암기법은 스피킹을 하거나 영작을 잘하고 싶을 때 활용하면 좋다.      


다음은 시간관리/공부법/습관/내적인 동기 등을 심어주고 싶을 때 주로 하는 강의 목록이다. 


<35회 공고생 서울대 가다 EBS 인강 100% 활용법> <77회 게임 지존 입시 3관왕 되다>
<84회 꿈꾸는 소녀, 공부의 길을 찾다, <99회 섬소년, 기적을 쓰다>,
<100회 공부의 꿈 장애를 이기다>, <150회, 농촌 소년 희망>, <160회 비보이 공부에 미치다>     



2009년도에 제작한 <공부의 왕도>/179 강좌는 과목별 공부방법이라든가 습관이나 시간계획표 짜는 법까지 공부와 관련된 것이 총망라되어 있는 반면에 2017년 제작한 <공부의 왕도>/52 강좌는 과목에 따른 공부법이 특화되어 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과목별 공부방법뿐만 아니라 공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갖고 있어야 한다. 내적인 동기까지 끌어올려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서 2009년 강좌를 주로 많이 활용하고 잇다.   



<공부의 왕도>를 볼 때도 그냥 보지 않고 영상 시청 소감문에 꼭 쓰도록 한다. 보고 나면 항상 아이들의 생각을 물어본다. 듣는 아이들 모두 효과가 다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은 굳은 표정을 짓거나 눈빛이 달라지는 변화를 보인다. 이런 친구들은 다음번 시험에 반드시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4점에서 7점 정도는 향상이 됐다.

왜 아니겠는가? 입시에 성공한 선배들의 학습 노하우를 그대로 따라한 것인데 당연히 좋은 결과를 갖고 올 수밖에 없었다.      



늘 잘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채연이가 공부의 왕도를 보고 영상을 정리했다. 정리한 것을 토대로 자기 상황에 맞게 계획표를 함께 짰다. 처음 계획표를 짤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나 누군가 조언을 해줄 사람이랑 함께 짜도록 한다. 채연이는 자신한테 맞는 학습법을 동원해서 계획에 응용했다. 

마침 시험 보기 한 달 전이어서 그랬는지 공부하려는 의지도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했다. 크게 욕심 안 내고 교과서 , 노트, 자습서, 문제집, 기출문제 등 공부할 목록부터 작성했다. 

일반적으로 문제집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 볼 범위가 나눠져 있다. 물론 학교마다 조금의 차이가 있긴 해도 공통 범위는 비슷하다. 



채연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목표 설정이었다. 미술고등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일단 평균이 70점대 중반인 채연이의 목표는 이번 중간고사에 평균 80점대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였다. 목표는 점수로 정해도 되고 등수로 결정해도 된다. 채연이에게는 자신의 점수에 과목별로 딱 3개 씩만 더 맞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 3개 정도는 해볼 만 하기에 아이들은 대부분 받아들인다.      



출처: Pixabay



월간 계획표로 시험 일정을 적고 공부할 과목과 목표량을 세운다. 한 시간에 몇 쪽 암기하고 풀기와 같이 구체적으로 적는다. 학교 갔다 와서 ‘4시~5시 영어 교과서 1단원 단어와 어구 30개 암기하기, 5시~6시 수학 문제집 35~40쪽 풀기’처럼 실제적인 계획을 세운다.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나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고 학습 의지를 다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주간 계획표는 학교 갔다 와서 남는 시간을 7 단위로 나눠 일주일을 유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분량에 따라 분배한다.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 처음은 조금 여유 있게 잡는다. 문제집을 참고로 해서 분량을 정한다. 취약한 부분과 자신 있는 과목을 나눠 큰 틀을 파악하도록 한다. 채연이처럼 낮은 중위권 학생인 경우에는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 있는 과목부터 먼저 준비해서 시험대비를 잘 해내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일일 계획표는 주간 계획표를 토대로 그날의 일정에 따라 순서를 잡도록 한다. 그날 수업에 있는 주요 과목 순으로 계획을 잡는다. 전 수업시간의 수업내용을 쉬는 시간에 복습하기를 꼭 넣어 집에 와서 하는 공부가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한다.      



내신이기에 교과서를 장악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교과서를 세 번 정독한 뒤 자습서의 보충 설명까지 빠짐없이 읽도록 한다. 자습서에 수록된 문제와 평가 문제집에 실린 문제를 공책에 먼저 풀게 한다. 국어 같은 경우에 장르별 성격이나 작품의 주제와 그 작품의 특징까지 치밀하게 암기하게 한다. 공책에 풀었던 것은 시험 보기 1주 전에 본격적으로 문제집에 푼다.      



저녁 시간에 모든 계획을 실천하고 ‘오늘의 평가’를 반드시 적었다. 오늘의 미진한 점을 반성하고 내일을 좀 더 지혜롭게 실천하기 위해 ‘오늘의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계획을 운용할 때 ‘운용의 미’를 발휘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월~토까지의 계획한 대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주말을 이용해 보충할 수 있도록 주말 시간을 융통성 있게 비워둘 필요가 있다. 



채연이가 느슨해질 때마다 <공부의 왕도>를 보며 의지를 다지게 했다. 계획에 따라 성실하게 실천한 채연이는 중간고사에 목표한 대로 성공했다. 



출처: 『극강의 공부 PT』, 49쪽








제 책이 출간됐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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