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짜 울음의 집을 짓다

소리를 잡는 일에 발이 빠져 푸른 시절은 녹슨 쇠 빛이 되었다

by 진순희

방짜 울음의 집을 짓다


진순희



징을 만든다는 것

800도 쇳물로

울음의 집을 짓는 일이다

식은 놋쇠 덩어리

얼마나 메질하고 다듬어야

하늘과 땅, 삼라만상 품어 안는

소리의 맥을 짚을 수 있을까

방짜 징

서까래 대들보도 없는 집이다

십리 밖까지 소리의 향기가 퍼지는

울음의 평수는 날로 넓어지고

꼬리를 문 울음소리

팔이 떨어져 나가도록 두드리는

놋갓장이 사내의 가슴 속 파고 든다

얼을 빼앗겨 버렸다

소리를 잡는 일에 발이 빠져

푸른 시절은 녹슨 쇳빛이 되었다

징의 가장자리에 구멍 내고

울음 잡아 징을 칠 때면

소리에 넋 놓았던 세월도 아깝지 않은

유기장匠, 그 사내

방짜울음의 집을 짓는 손끝에

신명나게 힘이 들어간다
















캡쳐 1.PNG 출처: https://blog.naver.com/ujm728/221353285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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