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르가 다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이다.

by 진순희

젊고 상큼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드는 짧은 생각이다.

건자감 모임에서 줌으로 독서모임을 하는 데 S님이 기상캐스터처럼 변해있었다. 평소에도 발랄하긴 했지만 뽀송뽀송한 기상캐스터처럼 달라져 있었다. 아침잠을 확 깨게 할 정도로 모습이 풋풋했다.


그날 『미움받을 용기』로 생각을 나눴는데, 브런치에 올라온 S님의 글을 보니 체중이 철옹성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눈에 띄게 달라졌는데도 체중계는 요지부동이었나 보다.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달라진 것이 궁금해서 물어봤다.

간헐적 단식도 하고 달리기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하는 고민이 이제는 one thing 갖고는 안 되고 다 잘해야 하는 데 아이가 어리다 보니 마음 같지 않단다. 시간을 많이 낼 수가 없어 아웃풋도 더디 나오고 점점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그래서 S님께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안내했다. 조금 오래된 것이긴 하지만 『마케팅 불변의 법칙』과 『티핑 포인트』, 『스틱』을 읽고 『콘텐츠의 미래』로 마무리하면 어느 정도 본인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줬다.



『콘텐츠의 미래』는 700쪽 가까이 되지만 3~4일 투자해서 9시간에서 11시간이면 읽는다고 하니 한 번 도전해 보셔요 했더니 S님이 자신은 아마 한 달은 돼야 읽어낼 거라고 했다.


"순희 님이 하는 독서모임은 레베르가 다른 가봐요!" 하기에


아니요, 저도 사놓기만 하고 아직이에요. 읽고 읽는 책 마무리되면 도전하려고요. 그 정도면 읽는다고 하던 걸요.


했더니 “아이구 저는 한 달은 걸릴 것 같아요.” 한다.


레베르가 다르다는 말이 콕 박혀서 지난 기억이 떠올랐다.

나코리님이 하는 심리학 모임인 마음담론에서는 코로나 이전엔 한 달에 한 번은 오프 모임을 했다. 발제하고 뒤풀이로 치맥 하러 갔는데 사람들이 브런치 모임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한 모임'이라고 하는 데 회원 중에는 기존의 브런치 작가도 있다고 했다.


보고 있다가 “그런 모임이 있어요? 브런치 그거 그냥 지원하면 다 되는 거 아니에요?”

듣고 있던 코리 님이 말을 했다. “아니에요. 다 여러 번씩 떨어졌어요.” 그런 말씀 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맥주잔이 몇 번 오가는 사이 '하루 15분 책 읽기 모임'도 있다고 했다. 듣고 있다가

아니 책을 들었으면 내쳐서 한 권은 읽어야지요.

보다 못해 코리 님이 한 소리를 했다. 이런 큰일 날 말씀을 하시네요!

저쪽 테이블을 보니까 거기는 '하루 천 보 걷기 모임'에 대해 말을 하고 있었다.

아니 걸었으면 만 보는 걸어야지요.

아이구 점점..... 정녕 이러시면 아니 되시옵니다,

순희 니~임!

코리 님이 손사래를 쳤다.


또 '하루 세 줄 글쓰기 모임'도 있다고 하기에

글 쓰려고 달려들었으면 A4 한 두 장 되는 글 한편은 완성해야지요.

순희 님! 자꾸 이러시면 위화감 느낍니다욧.

천 보 걷다 보면 만 보도 걷게 되고, 세 줄 쓰다 보면 한 편의 글도 완성하게 되고, 15분 읽다 보면 한 권도 읽게 되는 거지요.

사회생활을 매끄럽게 잘하는 코리 님이 얼른 수습을 하며 급마무리를 했다.


젊고 기운도 펄펄한 양반들이 왜 찔끔찔끔 하지요. 한 번할 때 임계치를 넘어야 질적인 변화를 이룰 텐데요.

속으로만 삼키면서 혼자 시무룩해했던 기억이 있다.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 천하태평인 경우에는 목표치를 아주 낮게 잡고 시작한다.

그런데 내게 오는 아이들한테는 아예 처음부터 100점을 목표로 한다. 그래야 실수해도 90점대를 유지하니까. 이러다 보니 아이들이 목표치가 높아져서 하나만 틀려도 속상해한다.


하나 틀려서 기운이 없는 민준이에게는

“이 사람아, 선생님이 문제 내시느라 얼마나 고생을 하셨겠어.
예의상 하나 정도는 틀려줘야지.
그래야 선생님도 기운이 나시지.
겸손한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하는 거야.”
하면서 아이를 다독였다.

민준이 어머니께서 시험이 끝나고 학원엘 오셨다. 욕심이라곤 없던 우리 민준이가 국어를 하나 틀려왔기에 칭찬을 많이 해줬더니 다 맞을 수 있었는데 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웃기는 녀석이라고 하셨다.


"아니 지가 언제 적부터 그렇게 공부를 잘했다고요? 하나 틀린 것 갖고 마음 상해하냐는 거지요."

민준이 아빠랑 한참 웃었어요. 민준이가 국어 선생님은 제대로 된 선생님을 만났다고 했어요.

민준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에 어머니께서 뭘 모르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준이 어머니 말씀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이야기이다.

민준이를 가르치면서 먼저 목표 설정을 하고, 내적인 동기를 갖도록 충분한 사전 작업을 했다. 불우한 가운데 성공한 사람이나 게임 지존이 명문대를 가서 자기 업을 충실히 하고 있는 모습이라든가를 봐서 공부방법과 의지를 다지게 했다.커리어넷에 들어가서 민준이의 진로에 대한 것을 싹 다해놔서 아이가 목표를 갖도록 미리 해놨었다.

게임 잘하고 컴퓨터 잘하는 민준이 한테는 데이터 과학자로서의 전망을 알려주고 그러려면 갖춰야 될 것에 대해 이미 알아본 상태였다. 성적은 기본으로 받쳐줘야 되는 걸 누구보다 민준이가 잘 알고 있었기에 속상해 했던 거였다.

브런치를 몇 번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코리 님께 말씀을 드렸다.


제가 한 번에 붙게 해 드릴 수 있어요. 저만의 노하우가 있거든요. 모범 글을 필사해서 문장력을 기르고 만다라트로 자신의 콘텐츠를 만든 다음에 지원하면 돼요. 그래픽 조직자를 활용해서 글의 뼈대를 잡고 단단하게 글을 쓰면 되지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브런치는 문장력보다는 콘텐츠를 보는 거니까 콘텐츠를 구축하는 게 급선무지요. 글쓰기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되는 거구요.


코리 님이 찬물을 끼얹었다. "저도 한 번에 붙은 거 아니에요. 순희 님은 전공자시니까 단번에 붙은 거구요."


“일흔이 넘으신 선생님들도 글을 봐드리고 저자로 만들어드렸는 걸요.” 코리 님께 다시 말을 했다.

인 서울을 목표로 한 다는 아이들에게도 말한다. 스카이를 목표로 해야 인 서울도 가능한 거라고.

레베르를 좀 더 높여보면 안 될까.

공부도 넘치도록 많이 하고,

읽기도 대단히 많이 하고,

쓰기도 무진장 많이 하면서

목표치를 높여보면 어떨까.


우리는 삶을 좀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저 높은 곳을 지향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줄리아 카메론처럼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타고난 권리다. 보물 상자를 여는 열쇠처럼 높은 차원의 영적인 존재들은 글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은 건다. 영감, 뮤즈, 천사, 신, 예감, 직감, 영적인 길잡이. 또는 그저 달콤한 이야기라고 불러도 좋다. 어떻든 그것은 우리 자신보다 더 큰 어떤 존재와 연결시켜주며, 긍정적인 태도로 활력이 넘치는 삶을 살도록 해준다.

-줄리아 카메론,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서문 중에서






제 책이 출간됐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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