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아파트, 옥상은 제단이다

by 진순희
늪.jpg https://blog.naver.com/dugil4580/30054535650




낡은 아파트, 옥상은 제단이다


컴컴한 계단 위를 올라

한 아이가 하늘을 향해 점프했다

그대 찢어진 허공과 바닥은 몸을

제물로 받았다


하늘과 땅 사이

허공의 늪에는 찰나의 속도가 숨어있었다


정년을 코앞에 둔 관리소장

벼락을 맞고 쓰러졌다

학교 폭력이 등을 떠밀었다고

자식 잡도리해야겠다며

수군수군 소문이 번지는 동안

작은 항아리 하나가 품어주었다


유서 한 장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각진 모서리

미처 곁을 보지 못한 외눈박이 시간을

세상은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


중력을 숭배하는 늪, 날마다 층을 높이며

도시에 잠복하고 있었다.



<시와 미학> 2014, 여름호



진순희 사진.PNG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미네르바>로 등단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독서법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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