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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r 31. 2021

멘토 만들기 어려운 세상에, 역사 속 인물로 삼아봐요

『그래서 역사가 필요해』

‘삶의 무기가 되는 역사 속 인물 이야기’란 부제를 단 『그래서 역사가 필요해』는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을 살펴보며 “쓸모 있는” 인생 상담을 표방하며 저술한 책이다. 

어떤 책을 읽든 간에 목차와 프롤로그를 유심히 보고 있다. 


목차를 보다가 눈에 띄는 글을 발견했다.      



“브런치 Brunch에 올렸던 몇 편의 글만으로 책을 쓸 소중한 기회를 주신
 박영미 대표님을 포함해 부족한 졸고를 다듬고자 무척 애써주신
 포르체 출판사 모든 직원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공대생의 심야 서재에서 이석현 작가와 <신나는 책쓰기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 에디터들이 브런치의 글을 유심히 본다고 수업시간에 수강하는 예비작가님들한테 설명한 바가 있다. 왜냐하면 내 책도 브런치를 통해서 연결되어 책을 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된 것이고 “~카더라” 통신에서 들은 말이라 설득력 있게 말하지를 못했었다. 그런데 이 문장을 보고는 소문만이 아니었구나, 진실이었구나 하는 마음에 반가웠다.      


이 책은 “역사는 위로다”라고 선언을 한다. 

지하가 끝인 줄 알았는데 바닥이 있음을 느꼈을 때의 막막함, 어디에도 속 시원히 고민을 털어놓지 못할 때 역사서를 읽으면 위로받을 수 있다고 말을 한다. 치열하게 살았던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음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전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희망을 준다.      

이 책의 미덕은 목차에 있다.


책을 쓸 때 제목과 목차만 잘 짜도 성공이 보장되는데, 이 책은 목차가 아주 정교하게 잘 짜여있다.

목차의 각 소제목마다 분량도 치우침이 없이 균등하게 잘 배분하고 있어 가독성도 아주 좋다.       


“1장 불확실의 시대에 「역사 속 인물」을 배우는 이유”의 편에서는 역사 속의 인물들을 통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보여준다. 


“2장 내가 구원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이다” 편에서는 자기 안에 갇히지 말고 중심을 갖고, 뛰어오르라 전한다.       

“3장 소란한 시대에 「관계」에 대한 고찰” 편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조언한다.      

“4장 불안한 시대에 「나」를 지키는 법” 편에서는 험난한 세상에서 오롯이 나로 살기 위한 지혜를 역사 속 인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5장 무례한 시대에 「품위」를 유지하는 법” 편에서는 아무리 혼탁한 세상에서도 인간이라면 지켜내야 할 품위에 대해 서술한다.      


 


『그래서 역사가 필요해』에서 가장 내 마음을 흔든 이는 4장 “불공평한 세상을 살아내는 법-의 김육”이었다.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김육은 기묘사화의 화를 입은 김식이 고조할아버지다. 정 3품 성균관 대사성을 지내며 조광조와 개혁정치를 이끈 인물이었었다. 하지만 기묘사화로 유배형에 처해지자 자결을 한다. 증조할아버지 김덕수는 정치에 염증을 느껴 아예 벼슬길에 나가지도 않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고 낮은 관직을 지냈을 뿐이다. 

     

흙수저 출신의 김육이 소과에 합격해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다. ‘가문을 일으키라’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국가 고위 관리를 양성하는 고등기관에 들어갔다. 성균관에 입학했다고 해서 무조건 관리로 파견되는 것은 아니었다. 성균관시에서 300점 이상을 맞아야 대과에 응시할 수 있는데, 김육은 이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 하면 책에서는 “서울대를 수석 졸업하고 토익, 토플을 만점 받은 취업 준비생”으로 설명하고 있다. 탄탄대로의 김육의 인생을 발목 잡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바로 문묘종사 논란이다.      

문묘 종사 논란은 이언적, 이황을 포함한 5명의 현자를 공자의 사당에 함께 모시게 해 달라는 운동이 일어나자 정인홍이 반대하고 나선다. 집권당인 대북의 영수였던 정인홍은 스승인 조식이 제외되고 반대파인 남인의 이언적과 이황이 포함되자 결사반대한 것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자치 모임에서 재임이라는 임원을 맡고 있던 김육은 다른 유생들과 함께 정인홍의 이름을 유생 명부인 ‘청금록’에서 삭제하는데 앞장섰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사건이었냐 하면 정인홍은 임금의 최측근 신하로서 김육을 비롯한 유생들의 대선배였던 것이다. 그러한 정인홍을 유생들의 호적에서 파버린 것이다. 격노한 광해군 이들을 과거 시험 응시자격을 박탈한다. 이후 그 조치는 철회되었지만 핵심 권력층의 눈에서 단단히 벗어난 것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최고 유망주였던 그가 번번이 과거 시험에 낙방한 것이 이를 증명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의 불합리한 상황과 맞닥 뜨린다. 과거 시험의 부정 스캔들이 일어났을 때 정치적 기반이 약한 허균만이 유배를 갔다. 힘 있는 사람의 뒷배가 있으면 과거에 쉽게 합격하고 광해군을 둘러싼 집권 대북이 판을 치는 마당에 서인 소속의 김육이 할 수 있는 일이만 아무것도 없었다.      

성균관을 나와 가평의 농촌 마을로 내려간 김육은 숯을 구워 팔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그 상황에서도 김육은 어린 시절에 읽었던 『소학』의 한 구절을 가슴에 새기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보잘것없는 관직에 있는 선비라도 진실로 사람을 사랑하는 데
뜻을 둔다면 반드시 다른 이들을 구제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성하면 반드시 쇠한다는 주역의 원리처럼 인조반정으로 광해군과 대북 정권이 몰락한다. 인조와 서인 정권은 천거제를 통해 김율을 불러들여 의금부도사를 맡긴다. 다음 해에 장원 급제를 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당당히 보인다. 


그는 가슴속에 품어두었던 “백성을 위한 삶을 살겠다던 꿈”을 마침내 실현하기에 이른다. 

예를 들면 백성들을 괴롭혀 왔던 특산물로 공납을 내던 것을 쌀로 내도록 하는 대동법을 확대해서 시행했다. 백성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그가 꿈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육의 삶을 보면서 자기 스스로 먼저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꿈은 스스로 먼저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김육을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저 자신의 주관적 견해에 따라 글을 썼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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