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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l 01. 2021

그 오래된 미래,폴리매스로 N잡러가되어 볼까요

-『폴리매스』

예전엔 시인들도  시·서·화에 능통한 분들이 많았다.

지금은 만나 뵙기가 힘들다. 시인이면서 그림 그리는 선생님도 몇몇 계시지만 애써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알은 체라도 할라치면 손사래를 치며 그냥 취미로 할 뿐이라며 얼른 말을 돌린다. 행여 그 분야의 사람들이라도 알까 봐 쉬쉬하는 눈치다. 문단과 미술계에 한 발씩 걸쳐 있는 듯한 모양새 때문에 조심하는 기색이다. “재주 많은 사람이 밥을 굽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동안 팔방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깔려 있었다.   

     

이젠 다방면의 분야에서 능력 발휘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본업 외에 여러 부업을 갖고 있는 N잡러나 멀티 페르소나와 같은 삶의 부캐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폴리매스 (polymath)다. 폴리매스란 “여러 주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알고 있는 사람인 박식가”를 뜻한다.  

    


『POLY MATH 폴리매스』의 저자 와카스 아메드가 정의하는 폴리매스는 박식가에서 한발 더 발전된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가 언급하는 폴리매스란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며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고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을 지칭한다.  


‘다 빈치 네트워크’의 창립자이기도 와카스 아메드는 “미래에 가장 적합한 인재상이 폴리매스가 될 것임”을 천명한다. 와카스 아메드 자신도 폴리매스이다. ‘떠오르는 청년 다 빈치’로 불릴 정도로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학 학위와 국제관계학 학위를 받았다.  신경과학 대학교 과정을 밟고 있으며 현재는 다양한 예술품을 보유한 킬리리 컬렉션 재단의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와카스 아메드는 다양한 분야의 능력을 인간이 처음부터 갖고 있다고 전제한다. ‘다 빈치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본래부터 갖고 있던, 다방면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글로벌 운동을 펼치고 있다.    

  

『POLY MATH 폴리 매스』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인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여러 분야에서 눈부시게 활동한 폴리매스인 사람들을 추적해 나간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사례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와카스 아메드는 폴리매스로 살아가는 것이, 폴리매스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 자체가 인간 본연의 가치를 실현해나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한 행위가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한 가지 영역에만 특화시켜 그 분야에만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사실 자본주의 사회의 효율성을 위해 단순 노동자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와카스 아메드는 사람이 평생 동안 한 가지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가 없다고 봤다.  다양한 분야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각각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다채롭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외친다.      


“한 가지 일만 하는 전문가로서 살지 않을 때, 정신이 훨씬 자유로워 진다.”(......) 자신에게 제약을 두지 않는다면 훨씬 신속하고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

- 『POLY MATH 폴리매스』, 245쪽     



단조로운 삶에 싫증을 냈던 폴리매스 예술가 빌리 차일디시는 “변화는 다양성을 동반한다”는 의미에서 스페셜리스트의 삶을 기피했다.      


인간은 서로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인생들’을 살 때 그 자체로 가치와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다채로운 삶을 그저 꿈꾸는데 그치지 않고 여러 신분을 획득해 다양한 인생을 살 때 우리는 자아를 마침내 실현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두 가지 이상의 분야를 굳이 연결 지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성격이 다른 각각의 ‘삶’, 혹은 ‘시간’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가야트리 스피박은 말했다. “[폴리매스는] 모든 것을 한 지붕 아래 모아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춤을 추듯이, 모험을 떠나듯이,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돌리는 저글링처럼 옮겨 다녀야 한다.”

 - 『POLY MATH 폴리매스』, 245쪽     



탈식민주의 이론가 가야트리 스피박을 여기서 만나다니. 사족을 달자면 스피박을 뜻밖의 곳에서 만나 좀 뜨끔하긴 했다. 아직도 논문은 완성하지 못하고 있지만 논문 쓴다고 십 년째 스피박을 끼고 살고 있는 중이긴 하다.      


폴리매스는 김호 작가의 『쿨하게 생존하라』에서 안내하는 ‘여덟 개의 모자’와 ‘슬래시’랑 연결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역할들이 있는데 그것이 최소한 여덟 개는 되어야 한다. 그런 모자들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살아가면서 좋아하거나 사명감을 갖고 있는 분야가 여덟 개는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현실적으로 연결한 것이 ‘슬래시’이다. 새로운 일을 하라는 뜻이 아니고, 관심사와 수입의 원천을 여러 개로 늘리는 과정을 말한다.  다양한 파이프 라인을 만들어 놓으면 실직과 동시에 수입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폴리매스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생존하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창의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이다.      

와카스 아메드는 폴리매스들의 공통된 특징으로 직업의 다각화를 들고 있다. 직업의 다각화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생존을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프리패스를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rk가 최근의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에서 주장하듯이, 급격하게 바뀌는 노동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불가피한 이직에 대비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꼭 필요한 생존전략이 될 것이다. 보다 다양하게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취업할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의 역량을 믿는 이들은 업무 현장에서 보다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나 우리 시대는 경제, 정치 그리고 기술적으로 매우 변동이 심하므로 한 분야에서 오늘 전문가로 인정받더라도 언제든 쓸모없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취업 교육은 둘 이상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다른 직종으로 이전 가능한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POLY MATH 폴리매스』, 177~178     



프린스턴 대학 출신의 에드 글레이저 Ed Glaeser라는 경제학자는 업무 전문화보다는 다각화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요소라고 했다. 왜 아니겠는가. 다각화로 각 산업 간에 많은 정보와 기술이 유통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다양한 분야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면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다각화와 생존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폴리매스가 인간 본연의 특징이라고 앞서 설명했듯이 폴리매스가 되기 위해선 창의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에 창의성이 근간을 이루고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성이나 창의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창의적인 사람과 보통 사람을 구분 짓는 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복합성’이다. 그들의 정체는 하나가 아니라 다수다. -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POLY MATH 폴리매스』, 268쪽     



심리학자 엘리엇 돌 허친슨 Eliot Dole Hutchinson의 말은 창의적인 사람이 갖고 있는 복합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직업의 경계가 무의미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 이들은 언제든 또 다른 분야로 넘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과학자, 예술가, 음악가 중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이들은 창작자이다.” (272쪽)     



책에 따르면 창의성은 늘 일류 발전의 근간을 이루었다. 폴리매스가 개인과 사회에 주는 가장 큰 가치는 폴리매스 스스로 창의성의 산물임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폴리매스, 이들은 다른 이에게 창의적 영감을 환기시키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현대는 ‘다양하고, 유기적이고, 적응력이 좋은’ 사람을 요구하는 문화라고 세계적인 교육 석학인 영국의 캔 로빈슨이 진단한 바 있다. 발전 속도가 빠르기에 변화 또한 예측할 수 없게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사회는 다양한 지식을 갖춘 사람을 필요로 한다.     

 

1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폴리매스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다. 폴리매스로 ‘되돌아가는’것이다.  

생존을 위해, 앞으로 남은 생을 위해 폴리매스도 되돌아가야 한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

그것이 폴리매스로 N잡러가 되기 위한 방편이다.

그 오래된 미래, 폴리매스를 향하여 나아갈 때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고 창의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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