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에게 이영식

by 진순희


캡처.GIF 출처: Pixabay




아메리카노에게


이영식



아메리카노에 손가락만한 스틱 설탕이 따라 나왔습니다

회사동료들과 둘러앉아 블랙으로 마시면서

막대형 봉지를 바지주머니에 슬며시 주워 넣었습니다

몇 개의 가로수 스쳐지나 혼자 들어선 골목길

종이막대기 속 설탕 5g의 입자粒子를 입안에 털어 넣었습니다

엄마 몰래 찬장 구석 유리항아리에서

백설탕 한 수저 닁큼 물고 나와 내달리던 59년 왕십리,

노랗던 하늘이 달콤 천국으로 새하얗게 쏟아져 들어옵니다

그 시절 아메리카 ―노no

5g도 안 되는 내 꿈의 거룻배로 건너기에는 너무 먼,

머나먼 별의 나라였습니다


―이영식 시집, 『꽃의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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