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bit.ly/3oOve0f
희망고문
이영식
"너 아직 시 쓰니?"
날선 비수가 날아왔다
피할 새도 없이
가슴 깊숙이 꽂히는
짧고 날랜 칼
"다 죽은 자식
불알 만져 뭐하게―"
껄껄 웃으며 돌아서는 선배
한 번 더 못을 박는다
"헛꽃 같은 시
저들끼리 돌려 읽는 시집
시를 희망인 척하면서
고문하고 죽이는 건
바로 시인들이야"
썩은 사과 한 개가
내 심장 위로, 쿵!
뛰어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 이영식 시집, 『꽃의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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