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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나라는 없다
이영식
의자를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다니는 나라가 있단다
기대고 앉아 쉬던 의자를
극진히 모시는 나라
깨지고 부서져
허름한 의자도 버리지 않는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
아프지 않은 다리는 없다
빨강 노랑 칠하고 니스를 입혀도
의자는 늙는다
오늘 나는
누구의 의자가 되었던가
의자는 눕지 않는다
거꾸로 설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서로 으르렁거리지 않는
의자의 나라, 내 몸을
세상에 내놓은 의자를 생각한다
깊이 때려 박은 못 자리
일상처럼 파먹던 가슴
내가 잡고 버틴 의자의 다리
늙은 의자가 서있던 자리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집 뒷방
팔십 령 흔들의자 한 개
삐걱대는 관절로 하루를 건너고 있다
―이영식 시집, 『꽃의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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