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의 나라는 없다 이영식

by 진순희
캡처 1.GIF 출처: Pixabay




의자의 나라는 없다


이영식



의자를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다니는 나라가 있단다

기대고 앉아 쉬던 의자를

극진히 모시는 나라

깨지고 부서져

허름한 의자도 버리지 않는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

아프지 않은 다리는 없다

빨강 노랑 칠하고 니스를 입혀도

의자는 늙는다


오늘 나는

누구의 의자가 되었던가

의자는 눕지 않는다

거꾸로 설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서로 으르렁거리지 않는

의자의 나라, 내 몸을

세상에 내놓은 의자를 생각한다

깊이 때려 박은 못 자리

일상처럼 파먹던 가슴

내가 잡고 버틴 의자의 다리

늙은 의자가 서있던 자리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집 뒷방

팔십 령 흔들의자 한 개

삐걱대는 관절로 하루를 건너고 있다



―이영식 시집, 『꽃의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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