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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Nov 01. 2021

예중 합격생이 들어왔어요

글쓰기만 잡아주세요. 

    

하늘이 유난히 예쁜 가을날이다. 

가을 하늘을 맑은 물에 품고 싶어서 어제 백담사에 다녀왔다. 옷을 너무 얇게 입고 가서 그런지 아침부터 몸이 찌뿌듯하고 좋지가 않다. 콧물이 나고 머리가 묵직하니 몸도 가볍지가 않았다. 머리 식히러 가을 단풍도 보고 콧바람도 쐬고 오자고 한 것이 그만 감기만 달고 왔나 보다. 

     

교실 한 귀퉁이에 건식 반신욕기가 있다. 반신욕 하면서 땀을 좀 빼면 컨디션이 나아지려나 싶어 반신욕 하다 깜박 잠이 들었다. 상담하러 학부모님이 오셨다기에 자다 깬 티를 안 내려고 일부러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나갔다. 아이가 이번에 예중 합격했다고 하는 데 갓 결혼한 새댁처럼 상큼한 엄마가 와 있었다.      


2월 반 배치고사 때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랑』, 포리스터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로 시험을 본다고 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했는지를 알아보는 문제가 나오고 3월 2일까지는 감상문 쓰기도 있단다.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와 오주석의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최태석의 『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중에서 한 권을 선택하여 독후감을 써내야 한다고 했다.     


 


수업 설명을 하려고 했더니 다른 건 놔두고 글쓰기만 잡아달란다.  

전공을 미술로 정했다는데 수행 평가 강도가 높았다.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이나 생각나는 것들을 수업 시간에  써내는 것은 여늬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학교에 비해 제출하는 빈도가 많았다. 

학원 커리큘럼을 같이 하면서 나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난색을 표하니 글쓰기기만 봐주시면 된다고 했다. 얼굴이 말간 학부형은 생각도 담백했다. 당신의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표현할 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그런 능력을 꼭 키워주고 싶다고도 했다.  딱, 글쓰기만 잡아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커리큘럼을 궁금해하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다. 소개받은 분한테 이미 우리 학원의 교과 과정을 다 알고 있거나 꼭 채워야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알 때이다.      



혹시 다른 소개받으셨어요?     

그제서야 고2 강재 어머니 소개로 왔단다. 

3월에 입학하는 예중생에게 과제가 버거울 정도였다. 『앵무새 죽이기』는 초등학교 6학년이 읽어내기에는 호흡이 너무 길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1~2권으로 되어 있어 읽을 분량이 만만치가 않다. 오주석의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역시 무게감이 있어 초등생이 접근하기에는 수월하지는 않다.   

   





예중 권장도서와 독후감 쓸 책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서 안내를 했다. 

- 학교에서의 수행평가를 위한 글쓰기 교재는 『명문대 합격 글쓰기』 

- 신문 사설은 마인드 맵으로 정리하기

- 비문학 독해 자료 그래픽 조직자로 분류해 구조 독해하기

- 필독 도서로 주제 잡고 브레인스토밍 · 그래픽조직자로 완성된 글쓰기      

 



입시 전형이 끝나는 예중은 10월 말부터 국제 중은 11월 말부터 강도 높게 독서와 글쓰기 수업이 진행된다. 초등생이 읽어내기에 버거운 책을 인문 고전 책을 교사의 코칭으로 읽기 쓰기를 해나간다. 문학 작품 읽는 법과 비문학 작품 읽는 법을 배우고 글쓰기의 기초 단계인 문장 강화 훈련에서 한 단락 쓰기 · 세 단락 쓰기 · 다섯 단락 쓰기 · 한 편의 글 완성하기 순으로 나간다.   

   

물론 생각을 담아내는 내용적인 측면 아니라 형식적인 부분까지 세세히 알려준다. 관용어, 속담, 문학적인 표현을 활용해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도록 가르친다. 

예중이나 국제 중과 같은 특성화 중학교에 입학하는 친구들은 출발부터 학교에서 다르게 시작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 학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도 예중 아이들처럼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분주해졌다. 

인문고전 원전을 읽어도 잘 소화해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락원의 CliffsNotes 시리즈의 <다락원 논술 노트> 시리즈로 먼저 읽도록 일정을 짰다. CliffsNotes 시리즈는 방대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한 고전을 알기 쉽게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재구성해 놓은 책이라 자주 쓰고 있다.       



중학생들을 위해 수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작품별 CliffsNotes는 “작가노트-작품노트-chapter별 정리 노트-인물분석 노트” 등을 통해 작품의 전체적인 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원전을 읽고 나서 제대로 흡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Review 편을 활용했다.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일이관지 논술 노트를 참고해 독후감상문이나 에세이나 논술 한 편을 쓰게 했다.       


교학상장이라더니! 우리 아이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애쓴 것이 결과적으로 나를 성장하게 하고 있다. 인문고전 책을 읽고 가르치다 보니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오늘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제 책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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