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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Nov 14. 2021

피쉬본으로 재미있게 생각을 표현해봐요

법정 드라마 『소수의견』을 중1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했다.

손아람 작가의 동명 소설인 『소수의견』을 윤계상. 유해진. 김옥빈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이 됐다.  

    

『소수의견』의 줄거리를 살짝만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

『소수의견』은 철거현장에서 죽음을 다룬다. 철거민의 박재호의 아들 십육 세 박시우가 죽었고  박재호에 의해 스무 살의 의경 김희택이 죽는 것이 사건의 시발점이다. 박재호의 국선 변호를 맡게 된 윤번 호사는 박재호를 통해 아들을 죽인 사람은 철거용역 깡패들이 아니라 경찰이라는 말을 듣는다. 사건을 조사하면 할수록 이 사건이 조작됐음을 알고 박재호의 ‘정당방위’를 위해 국가를 상대로 배상액 100원 소송을 한다.  

 

   

400쪽 되는 두껍고 호흡이 긴 책이라 중1 학생들인 경우에는 두 번에 나눠서 진행을 한다. 그런데 학교를 안 가고 온클로 진행을 하기에 한 호흡에 달음박질해서 읽어오라고 했다. 여섯 명 전두 다 읽어오면 수업 시간에 「소수의견」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당근을 걸었다.      



진짜, 수업 시간에 영화 볼 거지요. 딴 얘기 없기예요.     


그대들이나 책 잘 읽어오도록 하셔.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는 사람이 바로 나얏. 나라구.

다 읽어오겠다는 약속이나 하셔.     

 

이러고들 돌아들 갔다. 아니나 다를까. 여섯 명 전원이 반 정도밖에 못 읽어왔다.


‘소수의견’이 소수의 의견이라기보다는 법정 용어로 다른 뜻이 있다고 설명을 해줬다.


소수의견 : 대법원 등의 합의체 재판부에서 판결을 도출하는
다수 법관의 의견에 반하는 법관의 의견.     


이렇게 알려줬는데도 아이들이 피쉬본으로 다이어그램 그려놓은 것을 보니 소수의 의견으로 이해하고 정리를 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으면 상상하는 데 제한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책을 먼저 읽히게 한다. 이번에는 중1이 읽어내기에 법정 용어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나 보다. 재미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여주고 나니 그다음 주에는 전부 다 읽어왔다.      


읽고 났으면 반드시 쓰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생기부에 올릴 독서록을 쓰든가 아니면 전체적인 느낀 점과 책의 인상 깊은 부분을 두세 군데 그대로 발췌해서 쓴 다음 느낌을 쓰게 하고 있다.       

글의 뼈대를 잡기 위해 그래픽 조직자의 한 종류인 피쉬본으로 다이어그램을 하게 했다.

피쉬본으로 분류를 하면 이 순서대로 글을 쓸 수 있기에 글의 뼈대로써, 개요의 역할을 단단히 한다.   

   




섬세하고 치밀한 은형이가 『소수의견』을 읽고 “소수의 의견은 무시해도 되는가?”에 대해 피쉬본을 채웠다. 첫 번째 가지에 개발업자와 원주민 간의 갈등을 썼다. 개발이 우선인지 개인의 주거할 수 있는 권리가 우선인지 생각을 펼쳤다.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소수의 의견인 개인의 권리는 무시되어도 되는지 문제 제기를 했다.      

두 번째 가지에서는 민주사회가 다수결의 원칙이라지만 힘이나 명예를 갖추고 권력까지 지닌 사람들이 다수의 편에 있다면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가 맞냐고 계속 피쉬본을 채우면서 질문을 했다. 결국 약자들은 소수의 의견에 머물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세 번째 가지에서는 ‘책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현실“에 대해 말하면서 '전관예우'와 힘 있는 로펌들의 독식을 다뤘다. 유 변호사의 박재호 사건을 낚아채려 한 유명한 변호사 이광철을 말하면서 은형이가 흥분을 했다. 불의를 보고 얼굴이 벌게졌으면서도 느낀 부분은 혼란스러웠나 보다.    

   

개발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논리이긴 하지만 소수의 약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모두가 공정해야 하는 법원에서 조차도 권력에 따라 판결이 달랐다는 게 게 어이가 없었다고 느낀 점 가지에 생각을 드러냈다.      


출처: https://news.nate.com/view/20201016n38441


피쉬본을 쓰고 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글을 쓰게 하는 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 은형이네랑 같이 수업하는 민지네랑 두 집에다 친구들 세 명과 함께 영종도로 바다 보러 간다고 총총히 사라져 버렸다.       

소수의견이 법정 용어이든 약자들의 의견이든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게 중요해서 그대로 수용했다. 수용 미학처럼 감상자의 감상 행위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은형이의 생각을 충분히 존중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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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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