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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Dec 11. 2021

밥상머리 토론도 “귀로 운을 트기”가 기본입니다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의  「나의 운은 타인의 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편에는 ‘귀로 운을 트는’ 것에 대한 내용이 있다. 50년간 만 명 정도나 되는 의뢰인의 행복과 불행을 지켜본 일본인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 씨는 덕을 쌓아야 운이 붙는다고 말한다. '덕' 하면 왠지 덕을 쌓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기질적으로도 타인에 대한 배려심 같은 이타성이 뒷받침돼야 할 것만도 같고. 




그런데 조금만 노력해도 성공의 운으로 방향키를 돌릴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아주 쬐끔만 집중하면 된다. 짧은 기간 내에 운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상대의 말에 공감해 주는 것이란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먼저 들어주고 수용하면 저절로 성장하게 되는 데 이른바 ‘귀로 운을 트는 행위’란다.      


‘귀로 운을 트는 행위’를 자녀 독서 지도에 접목한 책이 있다. 

“읽고 대화하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라는 부제를 단 『초등 아빠의 행복한 밥상머리 독서토론』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책을 도구 삼아 아이와 재밌게  대화하고 소통한 초등 아빠의 살아 있는 이야기!”라는 책날개의 소개처럼 책을 매개로 한 여러 가지 활동 사례로 그득하다. 


     


아빠일 때 가장 재미있고 살아 있었다는 저자의 고백답게 책을 가지고 아이와 놀이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책으로 즐거운 놀이를 하며, 또 마음을 나누며 하는 밥상머리 독서토론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세상의 아빠들이 이완철 작가처럼 내 자녀와 함께 책놀이를 할 수 있다면 가족 간의 갈등이나 아빠와 거리를 두는 일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 5학년 아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저는, 매월 7개의 각기 다른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하는 친구 독서회, 지역 성인 독서회 그리고 전국 도서관의 온라인 독서회와 가족 독서회까지 펜데믹은 제게 책과 사람을 선물했습니다.

-『초등 아빠의 행복한 밥상머리 독서토론』, 18쪽    


 

책을 읽으면 어제보다 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책 모임을 자그마치 7개나, 그것도 세대와 지역을 넘어서는 다층적인 독서모임을 꾸준히 하고 있는 저자의 책에 대한, 내 자녀에 대한 열정이 직접적으로 와닿았다. 책 모임을 함께 하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책 모임이나 책과 관련된 활동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의 밥상머리 독서토론을 하며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한 가지였다. 책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아이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서 먼저 듣는 것이었다. 계속 질문하고 경청하는 것이 부모의 첫 번째 역할이었다.

『초등 아빠의 행복한 밥상머리 독서토론』, 49쪽 

   


부모의 생각을 일방향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닌 아이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하는 이른바 ‘귀로 운을 트는 행위’를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말이야 쉽지 이렇게 하려면 사실 보살이 될 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하긴 하다. 부모의 인내와 끈기로 자기의 의견이 수용되는 경험을 한 아이는 저절로 성장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저자는 “아이가 책을 읽을 때보다 10배 넘는 어휘를 식탁에서 배운다는 하버드대학 연구 결과”를 인용함은 물론 “대한민국의 상위 1% 학생들도, 세계의 명사들도 밥상머리 교육을 받아왔”음을 강조한다.     

또 가정 내에서의 독서활동뿐만 아니라 보육원 놀이 봉사를 통해 골방 철학자로 키우지 않겠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 못지않게 사람들과 세상과 부딪치며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또한 내비친다.   


  



보통의 아빠들이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일을 프롤로그에서 밝힌다. 

아이에 대한 희생정신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며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 화이트를 통해 피력한다.      



보통 프롤로그를 보고 책을 살까 말까를 결정한다.  

“모든 인간은 나를 위해서 산다.”라는 프롤로그의 소제목을 보는 순간, "맞아 나를 위해서 사는 거지"라며 쉽게 무장해제됐다.   

저자는 "모든 인간은 나를 위해서 산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끌어왔다.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브레이킹 배드>는 뇌성마비 아들을 둔 화학 선생님 월터의 이야기로 아주 흥미진진하다. 그는 50세 생일에 폐암 3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지만 마약을 제조하는 불법을 저지른다. 이러한 행동의 표면적인 이유는 몸이 불편한 아들을 남겨 놓고 가는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가족의 미래를 위해서이다. 하지만 월터의 본심을 알고 있는 아내 스카일러가 가족을 위해서 했다는 그 따위 소리는 하지도 말라는 항변에 솔직하게 말한다.   


   

나를 위해서 그런 거야. 재밌었어. 잘하기도 했고.
게다가… 정말로 … 살아 있는 것 같았어.     




제자인 약물 중독자 제시에게 마약 제조를 힘께 하자며, 학교에 있던 실험 도구들을 옮겨 오며 눈을 반짝이던 월터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 화이트가 마약 제조하며 자신의 재능과 존재를 확인한 것처럼 이완철 작가도 정민 아빠였을 때 삶의 의미와 자신을 찾았다고 토로한다. 



책을 읽으며 독서와 관련된 활동이 꽤 의미 있게 다가왔지만, 

프롤로그의 "모든 인간은 나를 위해서 산다"라는  말이 카프카가 말한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와 같은 문장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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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성장판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았지만 서평은 저의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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