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리아 사막을 건너다 이영식

by 진순희



아포리아 사막을 건너다


이영식



「별이 하늘에 떠 있다」

는 말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막을 넘으면 또, 사막

길 잃은 무명의 가슴에 별빛이 닿아

나사못처럼 빙글 돌아 박힐 때

몇 억 광년 날아와 뜰채에 담기듯

반짝, 꼬리 치는 별을 보라

영혼까지 빨아먹는 사막

별은 하늘에 떠 있는 게 아니라

어둠의 임계점 너머 박힌 나침반이다

촉수 세운 바늘이다


황금빛 햇살 바퀴로 문 여는 하루

누구는 닭 모가지를 비틀고

누구는 황소 이마빼기를 깨고

누구는 돼지 멱을 딸 것이다

장삼이사 익명성에 기대어

누구는 축생의 살점들을 식탁에 놓고

감사히 먹겠습니다, 먼 하늘

신의 뒤통수에 기도를 올린다

삶이라는 외통 골목은 늘 가면을 쓰고

Aporia를 춤추게 한다


나의 詩가 그러하다

은유의 옷 휘감아 두르고

아포리아 사막을 건너려 하지만

길라잡이가 되지 못하는 별

나도 속고 시도 속고

신기루 허상 속으로 떨어지고 마는

겉 발효된 언어의 술지게미여

시를 읽고 취하는 건 늘

모순의 혹을 굳기름처럼 떠메고 사는

낙타, 시인뿐이다



- 이영식 시집, 『휴』 중에서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창작교실> 방입니다.

시 쓰기와 관련해 문의 사항이 있으면 <토닥토닥 시창작교실>을

두드리셔요. 참여 코드는 poem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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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 창작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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