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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숲은 과거형이다
이영식
이제, 아버지는 과거형이다
그들의 문법이 파괴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바람과 구름의 계보 어디쯤에서 툭 튀어 오른
핵가족이라는 화살 한 개, 심장에 꽂히더니
아빠 ― 파파로 둔갑하여 아이들 손에 끌려다니고
아버지의 의자는 간단히 폐기 처분 되었다
이제, 아버지의 산에는 큰 바위 얼굴이 없다
서슬 퍼렇게 눈빛 부딪치던 포수도 맹수도 없다
다 뜯어 먹힌 구두로 탑골 공원을 맴돌거나
원시적 고랑을 파는 뒷방 늙은이로 돌려 앉혔다
아버지가 경작하던 땅은 재개발되어
꼬부랑글자 이름 걸친 고층 아파트 받들고 섰다
오늘도 몇 트럭의 슬픔이 유기되고 있는가
아들, 딸 주소를 혀 밑에 끝내 숨긴 채
무연고 치매 노인이 되어 격리 수용되는가
뼈만 남은 나무 위에 늙은 새가 깃을 접는 저녁
묶음의 시간 속으로 남루한 바람이 불고
언제 그칠지 모르는 산성비가 내린다
하여, 아버지라는 오래된 숲은
봉분 몇 개 품고 잠든 과거 완료형이다
- 이영식 시집, 『휴』 중에서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창작교실> 방입니다.
시 쓰기와 관련해 문의 사항이 있으면 <토닥토닥 시창작교실>을
두드리셔요. 참여 코드는 poem입니다 ~^^
https://open.kakao.com/o/g4cupPTd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 창작 교실"이
개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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