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반(老伴) 이영식

by 진순희


출처; 78년을 해로한 노부부의 사계절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부야 나부야(Butterfly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노반老伴


이영식



할미가 할아범의 굽은 등 긁어 주고 있다


워낭 흔들 기력조차 없는 늙은 소처럼 깡마른 할아범 어깻죽지 아래에는 할미의 손바닥만 한 등걸밭이 있다


쭉정이뿐인, 비어서 더 깊이 짚어 닿는 곳


에돌아 온 구비만큼이나 닳고 닳아 무뎌진 손톱으로 살비듬 계곡을 써레질한다


길게 또는 짧게, 운행을 멈추고 벅벅 긁혀 떨지는 꼬리별들


까치밥으로 나앉은 홍시야 예가 어디쯤이냐


눈잣나무 몇 그루 떨며 서 있는 세한도 갈필 속 비백(飛白) 같기도 하고


저승길 건너가는 나룻목 같기도 한데


저녁내 두 그림자는 발치에 가랑잎 소리만 굴려 놓고 석상처럼 고요하시다


툇마루 아래 폐경기 고양이의 가래 섞인 울음소리만 환하게 어둠을 핥고 가는 그믐이었다



- 이영식 시집, 『휴』 중에서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창작교실> 방입니다.

시 쓰기와 관련해 문의 사항이 있으면 <토닥토닥 시창작교실>을

두드리셔요. 참여 코드는 poem입니다 ~^^


https://open.kakao.com/o/g4cupPTd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 창작 교실"

개설됐습니다~^^

https://bit.ly/3Fwy5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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