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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an 12. 2023

『밤을 채우는 감각들』, 필사책

필사로 글쓰기의 감각을 키워 보실래요

필사하기 좋은 책이 나왔다. 민음사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시인들의 시를 선별해 엮어냈다. 

에밀리 디킨슨,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작품들을 묶어낸 세계시인선 필사책 『밤을 채우는 감각들』이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봤던 내용이다. 방송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의 낭송 소리를 들으며 감정이 격해서 차를 갓길에 세우고 흐느껴 울었다는 남성의 사연이었다. 한때 사랑했던 연인이 좋아했던 시라고 했다. 그 뒤부터 세계 시인들의 시를 읽고 싶어 루미와 옥타비아 파스의 글과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을 사서 읽곤 했다. 그러던 차에 세계시인선 필사책의 출간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출처: 교보문고 상세이미지



세계시인선은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에서 숙고하며 필사하기 좋은 책들을 심혈을 기울여서 엄선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고독과 허무와 죽음을 짧은 글에 담아냈다. 





에밀리 디킨슨은 성공을 걱정하지도 않으며 위기를 결코 두려워하지도 않는 길 위에 뒹구는 저 하찮은 돌멩이들은 얼마나 행복하냐고 우리에게 반문하고 있다. 오지도 않는 두려움을 미리 소급해 걱정하고 성공하지 못할 까봐 전전긍긍하는 우리네 삶을 저 하찮은 돌멩이와 비교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티베트 속담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있다-헤겔


사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96% 쓸 때 없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을 당겨와서 걱정하고 있는 셈이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비상식적으로 돈이 되는 책 쓰기>와 <치유&돈이 되는 글쓰기>의 예비작가님들께 바이런의 <몰타섬에서 방명록에>의 시 일부분을 카톡에 남겨 뒷부분을 쓰게 했다. 






"차가운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듯
그대 혼자 이 페이지를 넘길 때
생각에 잠긴 그대 눈에 내 이름 뜨기를."


예비 작가님들이 이어서 쓴 시이다. 


차거운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듯
그대 혼자 이 페이지를 넘길 때
생각에 잠긴 그대 눈에 내 이름 띄길.
여명의 재촉에 해 기운곳으로 새벽달 달려가고 
밤바람에 세수한 북극성 새벽닭 울음에 깨어나듯
안개 걷힌 내 영혼아 나를 깨우라

-김정순 작가


차가운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듯

그대 혼자 이 페이지를 넘길 때

생각에 잠긴 그대 눈에 내 이름 띄길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가 던져졌을 때의 파동같이

내 이름이 그대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길

나의 파동과 그대의 파동이 다르나

일순간이라도 일어난 파동에

그대 안에 내가 잠시 머물길.

작은 바람이 쓴웃음 짓게 한다/ 유진솔 작가


차거운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듯

그대 혼자 이 페이지를 넘길 때

생각에 잠긴 그대 눈에 내 이름 띄길.


그대를 향하는 내 그리움이 하늘에 닿을 때쯤

그대를 비추는 태양은 나의 그리움으로 그림자를 드리운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실바람 같은 한숨을 내뱉는 그대여

그 한숨 바람에 실어 내게로 오라.

따스히 안아주리./이용숙 작가






-『밤을 채우는 감각들』, 64쪽에서 부분 발췌 



"욕망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꽃피우지만,
일단 소유하게 되면 모든 게 시들해진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욕망에 대해, 소유에 대해 아주 절묘하게 표현했다. 

물론 그 뒤에 자신의 삶을 꿈꾸는 것이 현실의 삶보다 더 낫다고 강조한다. 비록 그 꿈이 신비감이 떨어지고 명확성이 불분명해도 꿈은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삶 자체가 꿈꾸는 것이긴 하지만 꿈으로서의 삶에 대해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지만, 저의 주관에 따라 쓴 것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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