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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r 06. 2023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챗GPT 시대’에 배운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은 ‘배운다’는 행위를 통해 지식이 축적된다. 지식이 축적되기 위해서는 ‘배움’이라는 고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배우는 데는 책을 읽고 스승께 배우고 스스로 단련해야만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든가 타인의 간접 경험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지식이 쌓였다.      



검색 하나로 원하던 지식을 단번에 얻을 수 있는신박한 '구글'에 매료된 지도 잠시, 거대한 공룡 같은 챗GPT가 나타났다. 오픈 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Chat GPT)는 5일 만에 무료 서비스 사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을 돌파했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구글이 검색을 통해 고단하게 배우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편리하게 해 줬다면 챗GPT는 아예 배움의 과정 자체를 생략해 버린다. 아니 배울 필요성을 못 느끼게 만든다. 제대로 된 질문지를 입력하기만 하면 논리적인 지식이 한 상 차려져 나온다. 12첩 반상은 아니어도 3첩 내지는 5첩 반상 정도의 먹을 만한 밥상이 대령한다. 예를 들면 "<파리 대왕>을 읽고 2000자 내외의 마크다운 형식의 글을 써줘" 하면 처음 중간 끝의 3단 형식이 에세이 한 편이 또르르 굴러나온다. 질문지를 잘 넣었을 때의 이야기다. 챗GPT로 검색해 한 편의 글을 받았을 때 지식이 확장된다기 보다는 상품 하나 받은 느낌이다. 배움의 과정을 건너뛴 셈이다. 

    

인간은 자연과 하나 되어 감정을 고양시키고 그 속에서 배운다. 활자나 영상으로 지식을 습득하기도 한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배우는 행위를 할 수 있다. 챗GPT에 과열되면 될수록 인간 특유의 재능인 ‘배움’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배움의 모든 것을 해부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서 챗GPT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의 저자인 스타니스라스 드앤(Stanislas Dehaene)은 인지신경과학을 연구하는 저명한 학자이다. 인지신경과학은 두뇌에서 언어와 숫자를 처리하는 과정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는 콜레주 드 프랑스 College de France의 실험인지심리학 교수로서 뇌의식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 온 저명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이 책의 서문에는 자신의 배움에 대한 생각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2009년 9월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사라병원 신경재활센터에 입원해 있는 일곱 살짜리 사내아이 펠리페를 만났다. 네 살 때 거리에서 총격을 당한 이 아이는 반평생이상을 침대에서 지내고 있었다. 전신마비에 시력도 완전히 잃고 호흡도 삽입한 관을 통해 해야 했다. 포르투갈어, 영어 스페인어에 능통했으며 특수한 키보드를 이용해 컴퓨터에 소설을 쓰고 있었다.  

    


한쪽 뇌를 잃거나 눈이 멀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스타니스라스 드앤은 “인간의 뇌가 스스로 변화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배움은 꼭 필요한 기능이며, 그래서 인간의 뇌는 놀라운 가소성 능력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인간 특유의 재능을 ‘배움’에 천착해 “인간은 단순한 호모 사피엔스 Homo spiens가 아니라 호모 도센스Homo docens, 즉 스스로 가르치는 종”이라고 천명한다. 인간에게 배움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어린 시절이 훨씬 길기 때문이란다. 인지신경과학자답게 인간은 언어와 수학 능력을 갖고 있기에 ‘방대한 가설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의 단기 기억력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성인 문맹인의 단기 기억력보다 두 배 가까이 좋단다. 공부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내게 “읽고 쓰는 법을 1년 더 배울 때마다 IQ가 올라간다”는 사실이 희망적으로 다가왔다. 

“배우는 걸 배우는 것은 학문적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오늘날의 인지과학은 우리 정신의 알고리즘과 뇌의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냄으로써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오늘날에슨 단순히 자기 성찰을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생각들을 만드는 미묘한 신경세포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해 필요와 목표 그리고 바람을 최대한 실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21~22쪽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했던 것은 ‘배움의 네 기둥’이라는 개념이었다. 배우는 사람들은 모두 ‘주의, 적극적 참여, 에러 피드백, 통합’이라는 네 기둥을 활용한다. 배우는 걸 배우는 방식을 다루는 이 책은 1부에서 ‘배움이란 무엇이가’라는 제목답게 배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배운다는 게 인간이나 동물 또는 알고리즘이나 기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통해 ‘우리의 뇌가 배우는 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2부이다. 3부 ‘배움의 네 기둥’에서는 학습 도구들 중 가장 효율적인 학습 도구를 만들어 주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배움이라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배우는 가에 대한 과정이 생략된 챗GPT의 출현을 마냥 반겨할 수만은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물에 공감하며 감정선을 건드리는 문학적인 글도 챗GPT가 잘 해낼지는 의문이다.       




샘 알트만 오픈 AI 대표의 “지금 당장 중요한 일을 챗GPT에 의존하는 것은 실수”라는 말에서 챗GPT를 적정하게 활용해야 함을 느낀다. 인간만이 배우기를 할 수 있기에 챗GPT의 등장으로 '배움'이라는 고귀한 행위를 놓아버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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