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페리스에 한동안 빠져 살았다.
특히 『나는 4시간만 일한다』를 읽고 나서는 마음을 굳게 다졌다.
하루 4시간도 아니고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한다니!
너무나 신박하면서도 획기적인 일이라 생각됐다. 그것도 놀러 다니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고전적인 부자들과 달리 요즘의 부자들을 저렇게 즐기면서 돈을 버는구나 감타하면서
내 이름 앞에도 new rich 수니 메신저라고 붙이고 다닐 정도였다.
이번 나트랑 여행을 가서도 일을 펼쳐놓으면 그곳이 일터라는 마음에서 노트북이랑 패드를 호기롭게 가져갔다. 관광 다니면서도 호텔 가서 천천히 하면 되지 뭐, 중간에 자유 시간에 카페에서 수강하는 예비 작가님들께 과제 내드리면 되지 뭐 하면서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웠다.
혹시 몰라서 떠나기 전 과제 내줄 것을 카카오톡 내게 보내기에 올려놓기를 해놓고 오긴 했다. 저녁에 호텔에 들어가 댓글도 달아드리고 첨삭도 하려고 노트북을 켰다. 도시락 와이파이를 5일 치 결제를 하고 와서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아니 도시락 와이파이는 문제가 없었다.
노트북을 켜는 순간
"해당 국가에서의 접근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놀래서 다시 구글 아이디를 넣고 시도를 하는데 당황해서 그런지 비번이 계속 틀렸다.
초저녁잠이 많은 가족은 계속 뒤척이면서
잠 안 자고 뭐 하냐?
놀러 와서까지 컴퓨터를 켜야 되냐?
궁시렁대며 이리 뒤척 저리 뒤척였다.
"접근이 금지된 국가"라는 말에 마음이 오르라 들어서 더 이상 진행을 할 수가 없었다.
가족의 싫은 내색 때문이 아니고 스스로 겁이 덜컥 났다.
마지막으로 패드를 열고 비번을 넣는 순간 똑같은 멘트가 떴다.
에휴, 디지털 노마드는 무슨? 그냥 5일 동안 노트북과 패드가 트렁크에 잠자다 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놈의 노트북과 패드가 얼마나 무겁던지 짜증이 밀려왔다.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며, 멋지게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겠다는 야망은
나의 소심함으로 물거품이 됐다.
© instagramfotografin, 출처 Unsplash
디지털 노마드, 그 허허로움에 대해 몇 자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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