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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Oct 02. 2023

『선택설계자들』, 의사결정의 함정과 혁신에 대한 탐구

『선택설계자들』은 의사결정의 복잡한 과정과 그 안에서 우리를 기만하는 함정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고 있다. 올리비에 시보니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은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문제점들을 세밀하게 분석하며,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각 장별로 부박하게나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스토리텔링의 함정


스토리텔링은 강력한 도구로, 사람들의 감정과 인식을 움직이게 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 스토리텔링이 우리의 판단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메시지의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메신저의 평판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보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만든다. 이렇게 될 때 메신저가 전달하는 프로젝트보다 메신저가 중요해질 때 챔피언 편향에 빠진다. 우리 자신인 챔피언은 사실확인을 위해 우리의 기억이나 경험에 치우치는 경험편향에 기울게 된다. 


론 존슨은 애플에서의 눈부신 성과로 유명했다. 그의 리더십 하에 애플 스토어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에 이끌려 JC페니는 그를 CEO로 영입하였다. 그러나 론 존슨의 애플에서의 전략이 JC페니에서도 동일하게 통할 것이라는 기대는 허울에 불과했다. JC페니의 전통적인 고객층은 그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회사는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는 확증 편향과 경험 편향의 결과로, 우리가 선호하는 정보나 경험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일수록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이다.   



2. 모방의 함정


스티브 잡스의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은 많은 기업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그의 전략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각 기업의 문화, 자원, 시장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모방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 같은 모델을 추종하는 태도는 세 가지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모든 기업의 성공을 한 사람의 공로로 돌리게 되는 것과 둘째, 개인의 모든 행동이 성공으로 이끈 요인으로 보이게 한다. 셋째, 성급하게 모델을 모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천재적인 인물의 성공을 단순히 모방하려는 시도는 항상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는다. 환경, 조건, 시기 등 여러 변수가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전략이 다른 환경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모두가 스티브잡스가 될 수 없기에 모방보다는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3. 직관의 함정


직관은 많은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공한 CEO나 탁월한 기업가 또는 위대한 정치지도자의 스토리에는 그들이 지닌 합리성이나 절제력보다는 오히려 비전과 직관이 부각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직관이 의사결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넘어 주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직관을 길들이고 제어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1994년 번창 중이던 독립 기업 퀘이커오츠 Quaker Oats의 사례처럼, 때로는 직관만을 믿고 결정을 내리다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 퀘이커오츠의 CEO 윌리엄 스미스 버그 Wlliam Smithburg는 스내플 Snapple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 과거 게토레이를 인수해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었듯이 스내플로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스내플의 브랜드 이미지와 퀘이커오츠의 기업 문화가 잘 맞지 않았고,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지 않았다. 직관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직관은 의사결정의 지혜로운 안내자가 아니라 형편없는 안내를 해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전략적인 의사결정할 때 형편없는 안내자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데이터와 분석을 통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이다.      


4. 자기 과신의 함정


자신의 능력을 과도하게 믿는 '자기 과신의 함정'은 미래에 대해 과신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과도한 낙관주의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로 경제예측과 같은 통제권 밖에 있는 사건에 대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객관적인' 예측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다. '계획 오류'가 두 번째 유형이다. 프로젝트 완수에 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추정할 때 발생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나 게티센터 등이 계획했던 것보다 시간과 예산을 더 많이 썼다. 논문을 끝내야 하는 학생이나 저자들도 항상 소요기간을 과소추정해 '계획 오류'에 빠지기 된다.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의 사례는 자기 과신의 함정을 잘 보여준다. 2000년대 초,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에게 자사를 5000만 달러에 매각하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블록버스터는 이 제안을 거절하였다. 당시 블록버스터는 비디오 대여 시장에서의 선두주자였으나, 넷플릭스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블록버스터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였다. 블록버스터는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너무 자신하여 넷플릭스의 제안을 무시하였고, 결국 시장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자신의 판단이나 모델에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5. 관성의 함정


우리의 일상에서도 간과하기 쉬운 인지 편향 중 하나는 '관성의 함정'이다. 이는 우리가 현 상황이나 기존의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어, 변화의 필요성을 간과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놓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관성의 함정은 특히 기업 경영에 있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20세기의 자동차 제왕, GM(General Motors)의 경우가 있다.


20세기 중반 GM은 그 어떤 기업보다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들의 차량은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가치에서도 미국 경제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성공의 그림자 속에서 GM은 기존의 방식, 특히 가솔린 엔진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풍경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혁신적인 기술과 친환경 차량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차츰 장악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출현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GM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가솔린 엔진 차량에 고수하며 관성의 함정에 빠져들었다. 그들은 새로운 트렌드나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2008년 금융 위기는 GM에게 치명타를 가하였다. 이미 경쟁력을 잃어가던 그들은 위기의 타격을 견디지 못하였다. 이는 기존의 방식에 너무 의존하였던 그들의 관성이 큰 원인이었다. GM의 이러한 사례는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준다. 성공한 과거는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환경과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관성에 빠져 기존의 방식에만 의존하게 되면, 그 결과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다.


6. 위험인지의 함정: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스포티파이 Spotify 와 우버 Uber는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것을 기회로 전환했다. 위험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니콘’ 기업인 스포티파이나 우버는 수십억 달러의 민간자본을 유치했다. 유치 후에 기업 공개를 단행한 혁신 기업들은 기존 기업 안에서 탄생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포티파이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라이벌인 애플 뮤직과의 경쟁에서 뛰어난 플레이리스트 알고리즘으로 차별화를 구축하였다. 반면, 우버는 전통적인 택시 산업에 도전하여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을 제공,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였다. 두 회사 모두 초기에 법적, 경제적 위험에 직면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시장을 선도하게 되었다.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둘지언정 위험한 사업을 승인하지 않는 세 가지 편향에는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이 더 강렬하다”는 ‘손실회피’와 “모르는 위험보다 아는 위험이 더 낫다”라는 ‘불확실성 회피’가 있다. 마지막으로 “ 결과에 기초해 결정을 판단하다”라는 ‘사후확신 편향’이 있다.     

 

7. 기간의 함정: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코카콜라나 구글처럼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카콜라는 19세기말부터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브랜드와 제품 라인을 확장시켜 왔다. 구글은 검색 엔진으로 시작하여 클라우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였다. 두 회사는 단기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였다.     


2000년대 초,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 그의 팀에게 기존의 아이포드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독려했다. 그는 개인의 이익이나 기존의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혁신을 추구하였다.    

 


단기성과주의가 문제가 되는 것은 미래의 이익을 희생해서 현재의 이익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손실회피와 현재 편향이 합쳐져서 단기성과주의에 매달리게 된다. 단타로 매매하는 개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단기성과주의를 쫓는 것처럼 본다. 하지만 주가 역시 장기 성과를 반영한다. 


8. 집단사고의 함정:


집단사고는 그룹 내에서 개인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그룹의 일반적인 의견이나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나타내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그룹 내에서의 조화와 일치를 유지하려는 압력 때문에 발생한다. 집단사고의 함정으로 인해  의사 결정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위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든다.      


워런 버핏의 투자 스타일은 항상 독립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사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였고, 때로는 다수의 의견과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였다. 그의 투자 철학은 항상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중심으로 하였다. 다수의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은 위험하다. 워런 버핏의 코카콜라 이사회에서의 기권표는 집단사고의 함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워런 버핏은 코카콜라와 그의 경영진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과 사랑 때문에 그가 가진 의견이나 우려를 표현하는 것을 억제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그룹 내에서 조화를 유지하려는 무의식적인 압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집단사고의 전형적인 예이다.      


"코카콜라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비미국적인 행동입니다."라는 버핏의 발언을 보더라도 집단사고의 함정을 볼 수 있다. 버핏이 기권표를 던지도록 그룹 내의 조화와 일치를 유지하려는 압력이 있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집단사고는 그룹의 목표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나타내는 것이 그룹의 일반적인 가치나 문화에 반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집단사고는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도 자신의 의심이나 우려에 대해 침묵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그룹은 중요한 정보나 다양한 시각을 놓칠 수 있게 되며, 이것은 결국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릴 위험을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그룹 내에서의 의견이나 결정을 극단적인 방향으로 밀고 나가게 하는 집단의 극단화까지 가져온다. 그룹의 의견이나 결정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게 되면, 그 결과는 예상하지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집단사고의 함정은 그룹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보의 손실, 편향된 의견, 그리고 잘못된 결정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그룹 내에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하고 개방적인 토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9. 이해충돌의 함정


인지적 편향에 주목한 올리비에 시보니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결정 상황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편향은 의식적인 수준에서의 고의나 기만이 아닌,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 본위 편향"이라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자기 본위 편향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나 의사 결정에 대하여 정당화하려는 무의식적인 경향을 말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나 행동을 옳다고 믿기를 원하며, 이러한 믿음은 그들의 판단이나 결정을 왜곡시키게 된다.   

   


미 연방 대법관 안토닌 스칼리아 Antonin Scalia의 사례가 이해 충돌 문제로 꼽힐 수 있다. 스칼리아는 딕 체니 Dick Cheney 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고, 체니 부통령과 관련된 재판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이해 충돌의 여부가 논란이 되었다. 스칼리아 배심관은 이 재판에서 자신이 중립적이며 이해 충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몇몇 비판가들은 그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그가 재판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스칼리아는 자신의 판단이 중립적이라고 믿을 수 있으나, 외부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는 자기 본위 편향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그의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무의식적인 편향은 우리의 판단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이를 인식하고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선택에도 개인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다. 이를 인식하고 투명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설계자들』은 의사결정의 함정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함정들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각각의 함정은 우리에게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지만, 그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한다면 큰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선택 설계자들은 이러한 함정을 피하기 위해 항상 경계하며, 데이터와 분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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